인테리어 고정관념 뒤집기…주방 한가운데 -아이방 원형침대

  • 입력 1999년 8월 1일 19시 21분


“인테리어는 집안을 예쁘게만 꾸미는 것이 아니에요. 가족의 생활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거죠.”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 방법의 하나는 ‘가족이 함께 하는 공간’을 창조하는 것. 참공간실내디자인연구소의 이명희소장(02―517―2051)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가족공간 만들기’를 소개했다.

◆아일랜드형 주방

건축설계사 김우진씨(30·경기 부천시 중동)는 얼마전 아파트 주방을 ‘아일랜드형’으로 바꿨다. 마주보고 함께 요리하면서 밥을 먹자는 아내의 제안 때문이다.

아일랜드형 주방은 가스레인지 오븐 작업대를 벽쪽에 두지 않고 주방 가운데에 섬(아일랜드)처럼 놓는 것. 주부는 더이상 가족에게 뒷모습만 보인 채 혼자 벽을 쳐다보며 요리하지 않아도 된다. 남편이나 아이들과 빙 둘러서서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기존의 싱크대와 어울리는 아일랜드형 작업대를 새로 짜고 벽쪽에 붙어있는 레인지후드를 가운데로 옮기면 된다. 주방에 여유공간이 없는 20, 30평대라면 아예 식탁을 없애고 아일랜드형 작업대를 넓게 만들어 식탁으로 쓰는 방법이 있다.

◆둥그런 침대와 천장

네 살짜리 병준(서울 성동구 옥수동)은 새로 꾸며진 자기방을 너무 맘에 들어 한다. 방에는 둥그런 침대가 놓여있고 누우면 둥그런 남색 천장이 보인다.

방에 여유공간이 거의 없어지는 데도 굳이 크고 둥그런 침대를 짜넣은 이유는 단 하나. 네 식구가 ‘뒹굴며 놀’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침대와 천장이 둥근 모양이라 방 전체가 안락한 느낌. 직사각형의 매트리스를 제외한 부분에는 엄마아빠가 걸터앉아 아이들과 얘기하기 좋다.

전기스위치를 올리면 남색 천장에서는 북두칠성 카시오페이아 같은 별자리가 반짝반짝 빛을 발한다. 특수섬유를 넣어 별들의 색깔이 무지개색으로 계속 바뀌며 ‘흐르는 듯’ 보인다. 온가족이 드러누워 별을 헤면서 ‘꿈’을 이야기하려는 의도.

◆남편의 취미를 다함께

주부 오혜경씨(35·서울 강동구 상일동)는 영화 감상용 소형스크린과 프로젝터를 안방에 과감히 설치했다. 남편의 취미생활을 적극 살리면서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 것. 침대만 덩그러니 놓기에는 아쉬운 큰 방이 완벽한 가족쉼터로 활용됐다.

이소장은 “요즘 들어 ‘가족방’을 만들어 남편의 취미인 포켓볼 헬스 악기연주 컴퓨터게임 등을 가족이 다함께 즐기는 가정이 늘고 있다”며 “골프를 좋아하는 남편에게는 한쪽 벽에 거울을 붙이고 나머지 벽은 대형 필드사진으로 채운 인조잔디 골프연습실을 선물해보라”고 제안했다.

〈윤경은기자〉ke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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