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추기경, 부유층 金모으기 적극동참 호소강론

  • 입력 1998년 2월 8일 20시 48분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예수 그리스도, 그런데 금목걸이 하나가 그토록 아깝겠습니까?”

김수환(金壽煥)추기경이 ‘금모으기 운동’에 부유층이 적극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면서 ‘간곡하게’ 설득했다. 그는 8일 비교적 ‘부유층’이 사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성당에서 정오 미사를 집전, “어려운 때에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가 만연하면 나라는 망하고 만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무엇이든지 내놓겠다는 각오만 있으면 ‘IMF난국’은 반드시 극복될 겁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던 그리스도의 말씀을 교훈 삼아 모두들 고통분담에 적극 동참합시다.”

김추기경은 미사를 마치고 금접수 창구가 개설된 지하 예배당을 방문, 한 신도가 전날 주임신부에게 맡긴 7백돈쭝 가량의 금을 대신 접수한 뒤 신도들을 격려했다. 접수 창구에는 자녀의 돌반지 3개를 들고 나온 소설가 최인호(崔仁浩)씨도 눈에 띄었다.

이날 금모으기 행사를 기획하고 김추기경의 미사 집전을 요청한 곽성민(郭星敏·51)주임신부는 “강남의 비교적 유복한 분들의 금모으기 운동 참여가 저조하다는 보도를 접한 뒤 이번 행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추기경은 행사를 모두 마친 뒤 “압구정동이나 논현동같은 강남의 다른 성당에서도 이런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지 반가운 마음으로 달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추기경의 강론으로 이날 참석인원의 절반가량인 7백50여명이 금모으기에 동참했으며 접수된 금은 51㎏가량(시가 6억8천여만원)에 달했다.

곽주임신부는 “골드바를 내놓는 것이 꺼림칙한 사람이 있다면 나를 통해 접수하면 고해성사와 같이 비밀을 지켜 대신 처리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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