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증권社 수익증권 어떻게?]내줄돈 없어 고객손실우려

  • 입력 1997년 12월 17일 20시 49분


도산한 고려증권과 동서증권에서 머니마켓펀드(MMF) 등 수익증권을 산 투자자들의 재산반환이 기약없이 늦어지고 있다. 고객 입장에선 돈을 떼일 염려는 없다. 그러나 수익증권은 증권투자자 보호기금의 보호대상이 아닌데다 정부의 원리금 전액보장제도의 적용도 받지 못하므로 이 증권이 싸게 처분되는 경우 고객들은 이자를 받지 못하거나 자칫하면 원금을 밑도는 금액만 돌려받는 등 손실을 보게 된다. ▼고객들 속탄다〓고려증권 MMF에 회사자금 3억원을 투자했다는 한 벤처기업가는 『돈을 찾지 못해 부도위기에 몰렸다』며 돈을 찾을 수 있게 해달라고 하소연했다. 가입 후 다음날이라도 찾을 수 있고 높은 이자를 준다는 설명에 단기 운영자금을 맡겼다가 물렸다는 것. 외동딸 혼수비용 5천만원을 동서증권 M MF에 맡겼다는 50대 주부도 『딸 얼굴을 볼 낯이 없다』며 울먹였다. ▼물린 수익증권 얼마나 되나〓고려투신운용의 수익증권을 판매대행한 고려증권은 주식형 4백50억원, 채권형 1천3백억원 등 1천7백50억원어치를 팔았다. 현재 8백20명의 고객들이 2백80억원어치의 수익증권을 현금으로 돌려달라고 요청한 상태. 동서증권은 주식형 6백42억원, 공사채형 1천3백55억원 등 약 2천억원어치를 팔았다. 환매신청은 19일부터 받을 예정. ▼반환, 왜 늦어지나〓한 마디로 내줄 돈이 없기 때문. 1차적으로 현금 지급의무는 증권사에 있지만 이미 부도를 내고 나앉은 상태. 다음으로는 고려 동서투신운용에 책임이 있다. 그러나 이들도 돈이 없기는 마찬가지. 갖고 있는 채권 등 유가증권을 팔아야 하지만 마비된 채권시장이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한데다 만기가 안된 채권을 팔면 금리 폭등으로 손실이 발생할 것이 뻔하다. 이 경우 고객들에게 이자는커녕 원금도 채워주지 못할 공산이 커 차일피일 반환을 미루는 형편. ▼관련 기관들의 입장〓고려투신운용은 한국 대한 국민투신 등 기존 3투신과 보유채권 매각을 협의하고 있다. 기존 투신사들이 『실세금리로 매입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금리가 낮을 때(채권값이 비쌀 때) 채권을 사들인 고려측은 시세보다 값을 더 쳐주기를 바라고 있다. 업무감독기관인 재정경제원은 『보유채권을 사줄 기관을 알선하는 외에 대책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고객은 어떻게 해야 하나〓일단 환매신청을 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다른 고객들의 환매요청 때문에 투신운용사가 채권을 만기 전에 헐값에 팔 경우 원금을 다 건지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환매신청은 고려와 동서증권 각 영업점에 수익증권통장 주민등록증 도장과 입금받을 거래은행 통장 등을 갖고 가면 된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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