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유행하고 있는 새로운 카드게임이 최근 우리나라에 상륙, 중고교생들 사이에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매직카드게임」이라고 불리는 이 게임의 동호인들은 전국적으로 4만여명에 이른다. 이중 절반 이상은 중고교학생들이다.
게임의 본래 이름은 「매직 더 개더링(Magic The Gathering)」. 미국 한 대학의 수학교수인 리처드 가필드(32)가 지난 93년 개발했다. 카드의 판매권을 갖고 있는 미국의 위저드사는 지난 95년 한 해 동안 1억달러 이상을 벌어 들일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게임은 각 사람당 60장 이상씩 깔아놓은 카드무더기(덱)에서 두장씩을 번갈아 뽑아 손에 들고 있는 7장의 카드(패)와 조합, 점수를 내 공격과 수비를 펼침으로써 상대방의 점수를 해당점수만큼 깎고 자신의 점수를 방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리 20점의 밑천을 갖고 시작하며 밑천이 떨어지면 게임에서 지게 된다.
흑 백 청 녹 적 등 다섯가지 색의 카드에는 공룡 천사 괴물 독수리 등이 그려져 있다. 이들 패의 조합은 서로 호응, 공격할 때 점수를 내기도 하고 서로 상극이 돼 상대방의 공격을 방어할 수도 있다.
또 게임방식이 복잡해 호기심 많고 지적대결을 즐기는 청소년들이 특히 좋아한다. 운이 많이 작용하는 카드게임이나 틀이 정해져 있는 컴퓨터 게임과 달리 바둑처럼 직접 작전을 세우고 임기응변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직카드게임은 2년전 해외배낭여행을 다녀온 대학생들이 처음 국내에 소개한 뒤 인터넷을 통해 광범위하게 퍼져나갔다. 지난해 4월부터는 M사가 카드를 수입하고 서울 부산 대구 인천 제주 등지에 게임시설을 갖춘 장소(매직클럽)를 개장, 매일 수십명의 동호인들이 모여 게임을 즐기고 주말에는 토너먼트 게임도 벌어진다.
매직카드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국제적인 매직카드 경연대회가 열리기 시작, 지난 2월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대회에서는 한국의 김주년(15·서울 청원중3)군이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초보자들은 인터넷의 매직카드 홈페이지(Wizard com)나 컴퓨터 통신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의 게임동호회(각각 go rpg, go sword, go sgame)를 통해 상세한 게임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명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