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 일선女선생의 「탄식과 희망」]

  • 입력 1997년 5월 10일 20시 17분


『같은 교사 입장에서 이런 말을 하기가 얼마나 괴롭고 마음 아픈지 모르실거예요…』 올해로 교직경력 20년째인 인천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 Y씨는 9일밤 동아일보에 전화를 건 뒤 한동안 망설이다 말문을 열었다. Y교사는 『언론에서 교사촌지 문제를 부각시킬 때마다 화가 나 견딜 수 없으면서도 결국 고민끝에 이렇게 전화를 했다』며 친척의 자녀가 다니는 인근 도시 모 초등학교 1학년 학급의 얘기를 전했다. 스승의 날(15일)을 앞두고 이 학급 육성회 간부 엄마들은 고민에 빠져 있다고 한다. 스승의 날 촌지로 30만원을 모았는데 회장엄마가 수소문한 결과 「기본 50만원에 꽃값 5만원은 돼야 한다」고 해 나머지를 어떻게 갹출할지를 놓고 계산이 복잡해 졌다는 것. 이들 학부모가 고민하는 것은 지난 3월에 있었던 경험 때문. 17명의 엄마가 보조교사로 나서 아이들을 성의껏 가르치고 나름대로 보람을 느꼈는데 나중에 담임교사가 회장엄마에게 이유없이 화를 냈다. 사정을 알아보니 다른 학급에선 보조교사로 참여한 학부모 1명당 5만원씩을 거둬 담임교사에게 건넸다는 것. Y교사는 기자가 『그래도 세상에는 훌륭한 스승이 더 많지 않느냐』고 하자 자기가 알고 있는 한 학교의 얘기를 소개했다. 『그 학교는 학교예산으로 미리 카네이션을 교사 수 만큼 사서 물에 담아둬요. 스승의 날이 되면 학생들은 이 카네이션을 선생님의 가슴에 달아주며 「스승의 은혜」를 소리 높여 부릅니다』 〈이기홍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