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우울증 『SOS』…야단치기 앞서 대화부터

  • 입력 1997년 3월 22일 0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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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현기자] 지난 17,18일 이틀 동안 서울에서 중고생 3명이 잇따라 학교성적을 비관해 자살을 기도, 2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해 사회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자살이 「불의의 사고」와 「암」에 다음가는 10대의 사망원인으로 꼽힐 만큼 청소년들의 자살문제는 심각한 지경에 와 있다.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가 펴내는 월간지 「오늘의 청소년」 3월호는 자살의 원인이 되는 청소년기의 우울증을 특집으로 다루었다. 중앙대 청소년학과 임영식교수는 「우울증이 가져오는 청소년기의 행위양태」라는 논문을 통해 『자살을 기도하는 청소년 중 상당수는 이미 특정한 원인으로 우울증에 빠져 있으나 부모나 교사가 이를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충북대 심리학과 나승규강사는 「청소년기의 우울증과 효과적 대처방안」이라는 논문에서 『가출 음주 약물복용 등 청소년의 반항적인 거친 행동은 우울한 내면을 외부에 알리기 위한 일종의 「구조신호」』라고 설명했다. 나씨가 제시하는 청소년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별표와 같다. 자녀에게서 우울증의 징후를 발견했을 때 부모는 침착하게 자녀와 대화를 나눠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자살을 시도할 정도일 때는 그 청소년과 가족을 연결한 가족치료가 효과적이지만 심하지 않은 경우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자녀를 도울 수 있다. ▼과도한 부담이 우울증의 원인일 때 △과외학습 등 할 일을 줄여준다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복잡한 일은 세분화해 하나씩 처리하게 한다 △타인이 과도한 일을 요구할 때 과감하게 거절하도록 한다 △작은 일은 즉각 해결해 나가도록 지도한다. ▼과도한 강박관념이 원인일 때 △강박관념이 타당한 것인지 대화를 통해 토론해 본다 △흑백논리나 한가지 사실만으로 무리한 결론을 내리는 오류에 빠져있다면 이를 깨닫도록 도와준다. ▼우울한 심리상태가 지속될 때 △「스트레스는 인생의 불가피한 부분」이라는 식으로 현실적인 생각을 갖도록 유도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시킨다 △즐겁게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을 찾아준다 △적절한 휴식과 명상 요가 등을 권해 본다 △전문의 등에게 도움을 청한다. [우울증 체크리스트] ①재미있는 일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②수면패턴이 불규칙하고 체중 변화가 심하다. ③친하던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는다. ④성적이 갑자기 떨어지고 학교를 빠진다. ⑤가족과 충돌이 잦아진다. ⑥떠들며 장난을 치뉨立도 신경질을 낸다. ⑦자신의 생김새나 능력에 대한 비하가 심하다. ⑧원인없이 두통 복통 요통 피로감을 호소한다. ⑨넘어지거나 부딪혀 다치는 사고가 잦아진다. ⑩가출 절도 약물남용 등 탈선행동을 일으킨다. ⑪무분별하게 성행위에 탐닉한다. ⑫자살의사를 자주 밝히고 자살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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