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 마두로 축출… 더 거칠어진 ‘힘과 국익’의 시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4일 23시 30분


3일(현지 시간) 미군 특수부대 델타포스에 체포돼 이송 중인 회색 트레이닝복 차림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눈과 귀가 가려진 채 손에 수갑을 차고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을 통해 이 사진을 공개하며 “마두로가 USS 이오지마함에 탑승해 있다”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등을 공습하고,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마약 밀매 등의 혐의로 체포해 미국 뉴욕으로 압송했다. 사진 출처= 트루스소셜
3일(현지 시간) 미군 특수부대 델타포스에 체포돼 이송 중인 회색 트레이닝복 차림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눈과 귀가 가려진 채 손에 수갑을 차고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을 통해 이 사진을 공개하며 “마두로가 USS 이오지마함에 탑승해 있다”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등을 공습하고,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마약 밀매 등의 혐의로 체포해 미국 뉴욕으로 압송했다. 사진 출처= 트루스소셜
미국이 ‘확고한 결의’로 명명한 심야 체포 작전으로 13년간 집권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 축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하고 뉴욕으로 압송하는 과정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의 임시 상황실에서 생중계로 지켜봤다고 한다. 미국이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에 대한 폭격에 이어 적대 국가의 정권 교체를 위해 군사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의지와 힘을 국제사회에 과시한 것이다.

미국이 2020년 기소한 마두로 대통령은 마약 밀매 의혹과 부정선거 및 반대파 탄압 등으로 비판을 받았지만, 한 나라 정상을 마약 범죄자 다루듯이 군대를 투입해 체포한 미국의 작전에 국제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다. 유엔은 물론 유럽 동맹국인 프랑스에서도 “국제법 위반” 우려가 제기됐다. 의회 승인 없는 전격적인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에 대한 미국 내 여론도 지지층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축출 명분으로 마약 위협 제거를 내세웠지만 작전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안보전략 아래서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배력은 다시 의심받지 않을 것”이라며 돈로주의(Don-roe Doctrine·도널드 트럼프와 먼로주의의 합성어)의 본심을 드러냈다.

남북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유럽의 간섭을 배제하는 19세기 먼로주의를 계승하고 중국 등의 영향력을 아메리카 대륙 중심의 서반구에서 차단하는 공세적 미국 우선주의를 예고한 것이다. 또 “우리가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을 건설했는데 사회주의 정권이 훔쳐갔다”며 과거 우고 차베스 정권이 베네수엘라 유전을 국유화해 손해를 본 미 석유기업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마두로 축출 작전으로 콜롬비아 쿠바 등 반미 좌파 정권을 중심으로 정권 교체 공포가 확산되고, 아르헨티나 파나마 에콰도르 등 중남미 보수파 집권 현상인 ‘블루 타이드’ 바람이 더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힘을 앞세운 미국의 노골적인 자국 우선주의가 패권국의 군사행동을 정당화하는 구실을 제공하면 중남미를 넘어 아시아와 유럽의 정세까지 불안에 빠뜨리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트럼프 2기 이전까지만 해도 불법 침공으로 비판받았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을 서방 국가들이 규탄하는 것이 전보다 복잡해졌다. 여기에 미국 러시아와 같은 강대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질서와 규범을 흔들 경우 권위주의 정권들이 가장 먼저 이용하면서 글로벌 분쟁 증가 가능성에 대한 경고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가 주도하는 공세적 돈로주의를 주시하며 더 거칠어지는 힘과 국익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미국#니콜라스 마두로#베네수엘라#도널드 트럼프#군사작전#국제법 위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