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경제 人터뷰]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카메라 모듈 등 우주서 작동 테스트
“누리호로 첫발, 2030년대 매출”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부사장)가 이야기하고 있다. 정 대표는 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30년대 우주 사업으로 실제 매출을 내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LG 제공
“올해는 LG가 몇 년 동안 검토했던 우주사업 구상을 실행으로 옮긴 첫해였습니다. 민간 우주시장이 활성화되는 2030년대에는 우주 사업으로 매출을 낼 것입니다.”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가 4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LG의 우주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정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 나선 것은 지난해 말 취임 이후 처음이다. LG는 지난달 27일 발사한 누리호 4차에 카메라 모듈 등을 탑재해 성능 검증에 나섰다. 앞으로 자체 소형 위성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정 대표는 “대표 부임 후 ‘그룹의 미래 준비’라는 미션을 실행하는 데 집중했다”며 “그중 우주를 LG의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삼아, LG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올해 누리호 4차 발사에서는 LG가 가진 기존 기술의 검증부터 했다.
LG는 카메라 모듈, 배터리, 통신용 안테나 등 기존 생산 제품을 우주로 보내 작동 테스트에 나섰다. 정 대표는 “우주는 온도, 압력, 방사능 등 지구와 환경이 달라 신뢰성이 검증된 제품만 진입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이번 누리호 4차 발사는 LG가 우주 사업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LG는 앞으로 우주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자체 큐브위성을 개발할 계획이다. 큐브위성은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0cm인 초소형 인공위성이다. 통상 지구를 관측할 때 쓰지만 우주에서 제품 성능을 검증할 때도 활용된다. LG는 현재 외부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큐브위성을 활용하고 있다. 정 대표는 “LG가 가진 여러 기술을 빠르게 검증할 수 있도록 자체 큐브위성을 만들 것”이라며 “필요에 따라 스타트업 및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LG는 전자, 화학, 통신을 아우르는 그룹의 산업 생태계를 우주로 확장시키면 다른 우주 기업과 차별성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대표는 “이제 우주 산업은 기존의 ‘탐사’ 중심에서 ‘산업’ 중심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실제 우주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LG의 여러 기술이 지구에서 많은 사람의 삶을 책임지듯, 이를 우주로 확장시켜 LG 생태계를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우주 확장’의 대표적인 예로 LG전자의 에어컨 사업을 꼽았다. 그는 “LG전자의 에어컨 사업이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으로 확대된 것처럼 우주에서는 정거장, 달 기지의 공조(空調) 분야를 개척할 수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분야는 우주 구조체의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우주를 비롯해 인공지능(AI), 로봇 등 LG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물색하는 R&D 조직이다. 융·복합 시너지를 내기 위해 LG전자, LG화학 등 각 계열사 R&D 인재들이 모여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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