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죽이기 동조한 檢출신을 특검 후보로? 제정신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8일 11시 13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1.16 ⓒ 뉴스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1.16 ⓒ 뉴스1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또다시 내홍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민주당 지도부가 12·3 비상계엄 등을 추가 수사할 ‘2차 종합특검’의 특별검사 후보로 전준철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사법연수원 31기)를 추천한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전 변호사는 2020∼2021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2부장을 지낸 특수통 검사 출신이다. 2023년 이른바 ‘불법 대북송금 사건’ 관련 재판에서 이 대통령을 향해 공세를 펼쳤던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변호를 맡았던 인물이다.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이재명 죽이기’에 동조한 검찰 출신 법조인을 당이 특검 후보로 추천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 “이재명 죽이려던 檢출신을 李앞에?”

갈등의 전조는 5일 보이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3대(내란·김건희·채 상병) 특검’ 종료 이후 남은 의혹 등을 추가로 수사할 2차 종합특검의 특별검사로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권창영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사법연수원 28기)를 임명했다. 민주당이 아닌 조국당 추천 인사를 택한 것이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특검으로서 인물 적합성 등을 고려한 임명”이라고만 말했다. 민주당 추천 인사가 배제된 정확한 배경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주말 사이 여권 내에서는 이 대통령에게 전 변호사를 추천한 것이 말이 되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박홍근 의원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죽이기에 동조한 검찰 출신 법조인을, 우리 당이 특검 후보로 이 대통령 앞에 내밀었다”며 “당 지도부는 제정신인가. 정청래 대표는 사실관계를 조속히 밝히고 엄중히 문책하길 바란다”고 썼다.

민주당 채현일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갑질 논란의 민주연구원 부원장 인선 번복, 대통령마저 질타한 특검 후보 추천 논란, 여기에 합당 논란까지 더해지며 당의 혼란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상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숙의과정없는 하향식 의사결정은 반민주적이다. 전 변호사를 특검후보로 추천한 것 용납할 수 없다. 책임져야 할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고 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 친청 이성윤 “제가 추천…전적으로 제 책임”

논란이 확산되자 전 변호사를 추천한 민주당 이성윤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전 변호사 추천 관련, 불필요한 논란이 일어난 점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며 “소신 있고 유능한 검사였기에 추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은 당내에서 친청(친정청래)계로 분류된다. 전 변호사는 이 최고위원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당시 서울중앙지검에 발탁됐다.

그러면서 전 변호사의 입장문도 공개했다. 전 변호사는 입장문에서 “‘해당 사건(불법 대북송금 사건)은 제가 소속되었던 법무법인이 선임한 사건으로, 저는 이미 변론 중인 다른 변호사님들의 요청으로 수사 중간에 잠깐 쌍방울 측 임직원들을 변론한 적이 있다”며 “변론 부분은 쌍방울 측 임직원들의 개인적 횡령, 배임에 대한 것이었고 대북송금과는 전혀 무관한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 친명 “李대통령에 대한 배신…결정자는 X맨”

이 최고위원이 공개 사과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의 ‘대장동 변호인’ 출신인 친명계 이건태 의원은 8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정청래 대표는 이번 사안을 철저히 감찰하고,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 이 사안을 가벼이 덮고 가려 한다면, 그 뒷감당은 온전히 정 대표 본인의 몫이 될 것”이라며 정 대표 책임론을 거론했다.

그는 “김성태의 변호인이었던 전 변호사를 추천한 것은 이 대통령에 대한 배신이며, 민주당 당론에 대한 명백한 반역”이라며 “이런 결정을 밀어붙인 자가 있다면, 그는 당내 X맨이라 불려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성윤 최고위원은 본인이 추천한 사실을 인정한 이상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에서 사퇴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전 변호사가 특검을 맡았다면, 김성태 회장에 대한 수사는 흐지부지 끝나고, 대북송금 조작기소 의혹의 실체는 영영 덮였을지도 모른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의 변호사를 특검 후보로 추천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제 상식과 원칙 그리고 정치적 신념으로는 동의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 대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입니까”라며 “정 대표께서 (저에 대해) 좌표를 찍은 이후 ‘왕수박’으로 조롱당하고 비난받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은 대통령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 정청래 “인사검증 실패, 李께 누를 끼쳐 죄송”

갈등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정 대표가 수습에 나섰다. 정 대표는 이날 전 변호사를 2차 종합특검 후보로 추천한 것에 대해 “인사 검증 실패로 이재명 대통령께 누를 끼쳐드린 데 죄송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 대표는 여러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행사된 대통령님의 인사권에 대해 논란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당 인사 검증 실패로 대통령님께 누를 끼쳐드린 데 죄송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에서 추천된 후보자가 비록 윤석열 검찰의 잘못된 점에 저항하고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한 점과 윤석열 검찰총장으로부터 핍박을 받았던 검사였다고 하더라도 더 세밀히 살피지 못한 것은 검증 실패”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후보자 추천 경로와 투명성 강화 추천과 심사 분리 등 당내 검증절차를 보강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