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four)에버 육아’는 네 명의 자녀를 키우며 직장 생활을 병행하고 있는 기자가 일상을 통해 접하는 한국의 보육 현실, 인구 문제, 사회 이슈를 담습니다. 단순히 정보를 담는 것을 넘어 저출산 시대에 다자녀를 기르는 맞벌이 엄마로서 느끼는 생각도 공유하고자 합니다.
김희수 진도군수가 ‘광주·전남 행정통합, 찾아가는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진도=뉴스1
4일 전남 해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행정통합 찾아가는 타운홀미팅’에서 진도군수가 한 말이 논란이 됐다. 인구 감소 대책을 언급하던 중 “정 안 되면 스리랑카나 베트남 같은 곳에서 젊은 처녀들을 좀 ‘수입’해서 농촌 총각들 장가보내는 등의 특별 대책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 외국인 여성에 대한 상품화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비난이 거세지자 진도군수는 “부적절한 표현이었다”고 사과하며 “농어촌 지역의 심각한 인구 감소와 결혼·출산 기반 약화라는 구조적 문제에 산업 활성화만으로는 인구 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던 과정에서 나온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정부가 지역을 살리기 위해 광역 통합을 추진하고 지역 산업 발전을 이야기하지만, 이미 인구가 너무 줄어든 상황에서는 그런 장기적인 처방보다 당장 인구 유입을 늘리는 국제결혼 같은 즉각적 처방이 필요하단 취지다.
한 산부인과병원 신생아실에 아기들이 누워있다. 뉴스1● 전체 출생아의 5.6%가 다문화 가정 출생아
2024년 국내 전체 출생아 수는 약 23만8317명이었다. 역대 최저치였던 2023년 출생아 수 23만28명보다 늘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큰 증가라 하긴 어렵다.
지방의 경우엔 인구가 늘기는커녕 줄어든 곳도 적지 않다. 경남의 인구는 1년 동안 9700명 넘게 줄었다. 전남은 2004년 196만 명에서 2024년 179만 명으로 20년 새 17만 명이 증발했다. 강원의 인구밀도는 2024년 기준 ㎢당 약 90명이다. 같은 해 우리나라 전체 인구밀도는 ㎢당 약 515명이었다.
이런 가운데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은 늘고 있다. 다문화 가정 출생아 수는 1만3416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10.4% 증가했다. 다문화 출생아가 전체 출생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6%로 올랐다. 일반적으로 전 사회의 다문화 인구가 전체의 5%를 넘으면 그 사회는 다문화 사회로 평가된다.
전국 평균이 이렇다는 거고 일부 지방은 평균보다 그 비중이 훨씬 더 높다. 국가데이터처의 시군구 출생아수 통계와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를 종합하면 서울의 다문화 출생아 수 비율은 5.63%로 전국 평균과 비슷하다. 그러나 인천은 6.34%였고, 충남은 7.64%에 달했다. 전북 6.84%, 전남 6.80%, 제주 6.69%, 경북 6.04%, 경남 6.08% 등은 모두 전국 평균을 넘어섰다.
기초지자체 단위로 보면 다문화 출생아 비중이 10%를 넘는 곳도 적지 않다. 전남·전북 일부 군 지역에서는 다문화 출생아 비중이 15%를 넘는다. 전남 신안군의 경우 출생아의 20.6%가 다문화 가정 출생이라는 지역 통계가 있다. 한 해 태어나는 아기 다섯 명 중 한 명이 다문화 가정 출생이라는 이야기다.
이주배경 아이들이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 뉴시스● 광주서 ‘러시아어 입학식’…20년 뒤 10명 중 1명 이주배경인구
지역의 다문화 인구 비중 증가는 실제 그 인구가 급증했다기보다는 기존 인구의 붕괴에 따른 상대적인 결과이긴 하지만, 그만큼 지역 인구에서 향후 다문화 인구가 큰 역할을 하게 될 거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국인 인구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정부는 광역 지역을 통합해 메가 권역을 만들고 인구 유입을 늘리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20여 년간 계속된 저출산 상황으로 인해 가임 인구가 줄고, 출생아 수가 20만 명대까지 주저앉은 상황에서 지역 유입만으로 인구가 획기적으로 늘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반면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외국인 유입은 앞으로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전국 다문화 혼인만 해도 2024년 2만1450건으로 전년 대비 늘었고, 전체 혼인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약 9.6% 수준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의 경우 벌써 학교 재학생 상당수가 다문화 가정 출신이다. 대표적인 다문화 밀집 지역인 경기 안산시 원곡동 일대에서는 다문화 가정 자녀 비중이 절반을 넘는 학교도 적지 않다. 광주 광산구 월곡동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재학생의 절반 이상이 다문화 가정 출신인 현실을 반영해, 입학식 안내를 러시아어로 진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가데이터처 ‘이주배경인구’ 예측에 따르면 현재 국내 이주배경인구는 2022년 기준 약 220만 명 수준이지만, 2042년에는 약 404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8.1%까지 확대된다. 지금으로부터 20년 뒤면 전국 인구 10명 중 1명이 다문화 인구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2025 대전청년채용박람회에서 외국인 구직자가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대전=뉴스1● 단순 유입을 넘어 인력 활용, 정착을 이끌 종합 대책 필요
외국인 여성을 ‘수입’한다는 표현은 분명 문제였지만, 진도군수 말처럼 지역에 회사나 일자리가 내려간다고 내국 인구가 다수 유입되거나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 그만큼 메가 권역이든 지역 산업이든 필요한 노동력을 확보하려면, 다문화 인구의 ‘유입’과 정착을 장려할 정책이 불가피하다.
다만 지금과 같이 국제결혼, 단순노동 위주의 단기 노동자 유입은 해법이 될 수 없다. 장기적으로 입주하고 일할 노동력, 첨단 기술을 보유한 인재, 가족이 이미 구축된 가구가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보육·교육 인프라를 확충하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이주배경 청년이 고용될 수 있는 채용제도도 늘리고, 학교 현장에서는 다문화 교육과 적응 프로그램이 상시 마련돼야 한다.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사회 통합 교육도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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