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 BASS, 출제 문항 오류로 ‘도마 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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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노조, 사업 중단 성명 발표
“실효성 없고 교권 하락 부추겨”

올해 부산의 교육 현장에 도입된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BASS)의 학생 평가 문항이다. 문제의 선택 답안 2개가 ‘수소’ ‘산소’로 똑같다. 부산교사노조 제공
올해 부산의 교육 현장에 도입된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BASS)의 학생 평가 문항이다. 문제의 선택 답안 2개가 ‘수소’ ‘산소’로 똑같다. 부산교사노조 제공
부산시교육청이 도입한 인공지능 교육시스템인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BASS)에 출제 문항 오류 등 허점이 발견돼 교육 현장이 혼란을 겪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산교사노조는 20일 성명을 내고 “부산시교육청은 실효성이 없고 교권 하락을 부추기는 BASS 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BASS는 교육청이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의 1호 공약인 학생의 기초학력 신장을 위해 올 2학기부터 도입한 교육 플랫폼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로 학생의 학력을 진단한 뒤 맞춤형 학습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부산교사노조는 학력 진단을 위해 학생에게 제공된 BASS의 과목별 문항에 여러 오류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적당한 성분의 원소를 2개 고르라’는 중학교 과학 문제의 1번에서 5번까지의 답안 선택지 중 2개가 ‘수소’ ‘산소’로 똑같이 표기됐고, 밑줄 친 부분이 어법에 맞는지 묻는 영어 문항에는 밑줄이 표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교사노조 관계자는 “학생들이 ‘풀 수 없는 문제를 왜 냈느냐’고 교사에게 묻는다. 오류 문항을 제시하는 BASS가 교권을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교육청은 BASS 활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컴퓨터 등 디지털기기를 통한 평가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문항 오류로 답을 고를 수 없는 상황인데도 답을 골라야만 다음 문항을 풀 수 있는 시스템에 학생들의 불만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사노조 관계자는 “전자기기를 통한 평가는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연필로 풀이 과정을 직접 쓰며 풀 수 없어 학생들이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교사노조는 “AI 플랫폼이라면서 평가 한 달 뒤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는 점도 이해되지 않는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학업 수준을 확인하고 보완학습을 한다는 BASS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윤일현 부산시의회 의원도 17일 열린 교육청의 행정사무 감사에서 “BASS의 오류는 시범 시행 과정에도 발견됐다”며 “성급하게 도입된 BASS에 지속해서 문제가 나타나면 교육청의 신뢰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개발업체의 기술적 결함 탓에 발생한 문제”라며 “문항이 학생에게 제공되기 전 더 꼼꼼하게 살펴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시교육청#출제 문항 오류#인공지능 교육시스템#b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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