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페미니즘 악플도 뚫었다… 외신 “사이버 폭력속 金 행진”

박종민 기자 , 조종엽 기자 , 최혜령 기자 입력 2021-07-31 03:00수정 2021-07-3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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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쇼트커트 머리’ 무분별 비난에 “안산 선수 지켜야” 응원 글 쇄도
안산 “상처 받지 않았으니 괜찮다”… BBC “한국, 성평등 제대로 다뤄야”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 결승에서 안산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산은 혼성단체전, 여자단체전에 이어 개인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하며 사상 첫 올림픽 여자 양궁 3관왕이 됐다. 2021.7.30.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홍진환 기자
도쿄 올림픽 양궁 개인전을 앞두고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안산(20)의 짧은 머리 모양을 놓고 ‘도 넘은 페미니즘 혐오’ 논란이 일었다. “금메달을 박탈하라”는 비판에 주요 외신까지 “사이버 폭력”이라고 보도했고, 정치권 등에선 “국가 망신”이라며 안산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안산은 24일 혼성 단체전과 25일 여자 단체전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딴 직후 예상치 못한 비난 여론에 부딪혔다. 안산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한 누리꾼이 “왜 머리를 자르나요?”라고 댓글을 달자 “그게 편하니까요”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남초 성향의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안산이 광주여대 출신인 것을 찾아내 “여대에 쇼트커트이면 무조건 페미(페미니스트)”라고 주장했다. 안산이 과거 소셜미디어에 올린 ‘웅앵웅’ 표현을 두고 ‘남성 혐오(남혐)’ 성향이라고 몰아세웠다. 웅앵웅은 ‘말을 웅얼웅얼하는 모습’을 표현한 단어로 여성 커뮤니티에서 주로 쓰였지만 단어 자체에 ‘남성 비하’ 의미가 담겨 있진 않다. 일부 누리꾼들은 “남혐을 위해 만든 단어를 쓴 이유가 뭐냐”, “메달을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쇼트커트 캠페인’을 펼치며 안산을 응원했다.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안산 선수를 보호해 주세요’, ‘악플러들을 처벌해 주세요’라는 등의 내용이 수천 건 올라왔다.

안산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향한 과도한 비난에 대해 27일 인스타그램에서 “상처받지 않았으니 괜찮다”고 했다. 또 누리꾼이 보낸 욕설에 대해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데”라고 답장한 캡처 화면을 공개하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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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은 이 같은 논란을 두고 안산에 대한 ‘사이버 폭력(online abuse)’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30일 “안산이 헤어스타일과 관련된 비난을 떨쳐 내고 양궁에서 3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고 했다. 로라 비커 BBC 한국특파원은 트위터에 “이번 일은 헤어스타일 문제가 아니라 ‘전형’을 따르지 않는 여성에 대한 공격”이라며 “한국이 성평등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신들의 보도에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국가적 망신 상태”라고 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머리가 쇼트커트고, 특정 커뮤니티에서 주로 쓰는 표현을 사용한 것 가지고 마치 그게 그 사람의 전부인 양 규정하고 비난하는 것은 도를 넘은 것”이라며 “안산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은 오히려 비판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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