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평인 칼럼]군 통수권자의 최소한의 자격

  • 동아일보

군대 다녀오지 않은 대통령
방위병으로 근무한 국방장관
북 눈치보며 한미훈련에 부정적인 데다
첨단 무인기 훈련은 제대로 하는지 의문

송평인 칼럼니스트
송평인 칼럼니스트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해 보고 있다. 클라우드에 문서나 사진 정도를 올렸다가 내려받는 건 별것 아니겠지만 가상 프라이빗 네트워크(VPN)를 구성하고 소프트웨어를 빌려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그게 진정한 클라우드 서비스다. 초보자들은 여러 번 해봐야 하고 잊을 만하면 또 해봐야 익혀진다.

군대에 가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총기 분해 조립이다. 간단한 것 같지만 해보지 않으면 못 한다. 실제 작전에 대비하려면 눈 감고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 사격을 한 뒤 총열 내부를 청소하지 않으면 총 발사 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총기를 분해한 뒤 청소하고 조립하는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대통령이나 방위병으로 근무한 것이 고작인 국방부 장관이 그런 걸 아는지는 모르겠다.

지금은 군이 혹한기 훈련을 할 때다.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지는 야영지 텐트 안은 추워서 잠이 오지 않는다. 밤샘 행군으로 귀대를 하면 몸 전체에 하얗게 서리가 내려앉는다. 전방 예비사단에서 복무했기 때문에 훈련이란 훈련은 다 뛰어봤다. 팀스피릿 훈련도 뛰었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한 것이 팀스피릿 같은 한미 연합훈련이다. 몸이 힘든 걸로 따지면 대대 ATT가 가장 힘들고 다음이 연대 RCT, 사단 기동훈련 순이다. 팀스피릿 훈련도 힘들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지휘부도 함께 훈련을 받기 때문에 말단 부대로서는 상대적으로 편한 훈련이었다. 그런데도 어느 훈련보다 제대로 했다는 느낌을 주는 훈련이었다.

팀스피릿 훈련에는 해병대가 육군의 대항군을 맡았다. 한번은 우리 소대가 심야에 대항군 진영에 들어가 있다가 새벽 반격이 실시될 때 후퇴하는 대항군의 전차를 파괴하고 근접항공지원(CAS)을 요청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제대로 난 길에는 죄다 해병대가 깔려 있었다. 우리 소대에는 훈련 감시원이 쫓아다녀 요령을 피울 수도 없었다. 대항군에 들키지 않고 밤에 산길을 헤치며 좌표만으로 목표 고지(高地)를 찾아가는 것 자체가 처음 해보는 것이었고 쉽지 않았다.

CAS 요청은 지상의 육군이 전투기를 탄 공군 조종사와 무전기로 연락을 취해 적이 있는 위치를 좌표로 불러줘 폭격을 유도하는 것이다. 보병과 전차 부대가 협동 훈련을 할 때 한쪽은 전차 안에 있고 한쪽은 전차 밖에 있을 뿐인데도 소통에 애를 먹는다. 하물며 한쪽은 지상에 있고 한쪽은 하늘에 있는 육군과 공군의 합동 훈련은 말할 것도 없다. 사전에 주파수를 조율해야 하고 프로토콜도 잘 알아야 한다. 간단한 것 같지만 해보지 않으면 할 수 없다. CAS 요청 시 좌표를 잘못 찍어주거나 교신 과정에서 혼동이 일어나면 공군기가 적군 대신 아군을 공격하게 된다. 실제 전쟁에서 그런 사례가 수두룩하다. 다행히 나는 교신에 성공했고 제대로 좌표를 불러줘 임무 완수 평가를 받았다.

CAS 요청은 정밀한 조율이 요구되는 훈련 중에서는 가장 단순한 훈련일 것이다. 그것조차도 실제로 해보면 쉽지 않다. 상급 부대 단위로 갈수록 얼마나 복잡한 훈련이 많겠는가. 무기 체계도 첨단화되면서 오늘날은 더욱더 그럴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군 면제를 받았다. 군이 어떤지 모르니 젊은이들 표 좀 얻겠다고 병사 월급을 200만 원까지 올려 초급 간부 공급 체계를 무너뜨렸다. 복무 기간과 봉급을 합쳐 따져봤을 때 장기 복무자가 아닌 한 초급 간부를 지원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해도 부족할 판에 병사 월급 200만 원 같은 경박한 결정들이 결국 불법 계엄까지 이어져 자멸한 것이 아니겠는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북한과의 평화 체제가 이뤄지면 훈련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하나 마나 한 말을 하면서 한미 연합훈련을 “트럼프가 안 좋아하는 돈 드는 훈련”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는 한미 연합훈련이 싫은 게 아니라 훈련비를 불균등하게 부담하는 게 싫은 것인데 교묘한 말장난을 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이상 한미 연합훈련은 미군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라도 우리가 먼저 하자고 해야 하는 것이다. 핵무기도 없는 마당에 러시아-우크라이나전에서 무인기의 위력을 실감했다면 북한 지도부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필요할 때 무인기를 보내 공격할 준비는 돼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이 정부의 무인기에 대한 태도를 보면 그런 훈련은 제대로 하겠냐는 심각한 의문이 든다.

#군대#팀스피릿 훈련#근접항공지원#CAS#한미 연합훈련#군 통수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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