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한미군 빼내라”… 매티스, 정보국장에게 “그건 미친짓”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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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워드, 신간 ‘격노’서 밝혀

트럼프, 미시간주에서 대선 유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프릴랜드 
MBS국제공항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 도착해 연단에 오르고 있다. 그는 이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 공격에 침착하게 맞선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사례를 언급하며 “우리는 (코로나19에) 침착해야 한다. 우리는 잘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릴랜드=AP 뉴시스
트럼프, 미시간주에서 대선 유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프릴랜드 MBS국제공항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 도착해 연단에 오르고 있다. 그는 이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 공격에 침착하게 맞선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사례를 언급하며 “우리는 (코로나19에) 침착해야 한다. 우리는 잘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릴랜드=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명령한 적이 있다는 폭로가 10일(현지 시간) 나왔다. 공교롭게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주둔 미군을 단시일 안에 추가로 감축하겠다고 선언해 주한미군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이날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의 신간 ‘격노(Rage)’를 사전 입수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미군을 실제 “빼내라(Get them out)”고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과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기를 원했고, 한번은 즉석에서 급하게 “미군을 빼내라!”고 명령했다는 것. 이러자 당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DNI)에게 “그건 미친 짓이다. 위험한 일이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명령한 것이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다만 그 구체적인 시기나 배경은 전해지지 않았다.

‘주한미군 철수 명령’ 보도가 나온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주둔 미군의 추가 감축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아프간에서 많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는 아주 단기간에 군인(아프간 주둔 미군)을 4000명으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라크에서도 매우 짧은 기간에 (미군을) 2000명 정도로 줄일 것”이라고 공언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아프간과 이라크 주둔 병력을 각각 5000명, 3000명 이하로 감축한다고 밝혔는데 추가 감축을 공언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7월 주독미군 3만6000명의 3분의 1 규모인 1만19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미국이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에 속도를 내면서 주한미군에 미칠 영향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조심스레 나온다.

신간 ‘격노’ 후폭풍은 대선 쟁점으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위험성을 초기에 왜 숨겼냐’는 질문에 대해 “끔찍한 질문”이라며 “나는 거짓말하지 않았다. 내가 말했던 것은 우리는 침착해야 하고 패닉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고 답했다. 미시간주 유세에서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전쟁 대신 만남에 동의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핵무기 시스템 존재를 우드워드 부편집인과의 인터뷰에서 공개한 것에 대해 “국가안보에 대한 개념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우드워드 부편집인과 18번이나 만나 자신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 내용을 털어놓은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CNN방송은 “트럼프만큼 자신이 언론에 어떻게 나오는지를 민감하게 들여다보며 집착한 대통령은 없었다”며 “그는 자신이 좋게 그려지도록 우드워드를 설득할 자신이 있다고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친서 내용 공개는 꺼린 것으로 전해졌다. CNN에 따르면 올 1월 우드워드 부편집인이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를 입수한 사실을 확인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전화를 걸어 “김 위원장을 조롱해선 안 된다. 당신이 그를 조롱해서 벌어지는 핵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11일 오후까지 김 위원장의 친서 공개와 관련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이설 기자
#주한미군 철수#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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