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새가슴’ 이수민, 연장서 ‘10대 돌풍’ 재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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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오픈 with 솔라고CC
1차 연장 4m 버디 위기 탈출… 2차전선 19세 김민규 물리쳐
아마 시절 포함 투어 통산 4승 “이 영광 식 못 올린 아내에게”

이수민이 19일 충남 태안 솔라고CC(파72)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PGA 오픈 with 솔라고CC’에서 2차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확정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이번 대회 전까지 2번의 연장전에서 모두 패했던 이수민은 ‘연장전 징크스’도 떨쳐냈다. KPGA 제공
이수민이 19일 충남 태안 솔라고CC(파72)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PGA 오픈 with 솔라고CC’에서 2차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확정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이번 대회 전까지 2번의 연장전에서 모두 패했던 이수민은 ‘연장전 징크스’도 떨쳐냈다. KPGA 제공
18번홀(파4)에서 진행된 첫 번째 연장전. 김민규(19·사진)와 김한별(24)의 티샷은 페어웨이에 안착했지만 이수민(27)의 티샷은 벙커에 떨어졌다. 세컨드샷을 핀에서 4m 거리에 떨어뜨린 이수민이지만 여전히 경쟁자들에 비해 불리한 상황이었다. 김민규는 핀까지 30cm, 김한별은 1m 정도를 남겨 뒀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2차례의 연장전에서 모두 패한 이수민은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리자. 이번 샷에만 집중하자’고 다짐했다. 먼저 퍼팅을 시도한 이수민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셋 중 가장 먼 거리의 버디 퍼팅을 성공시켰다. 이후 김민규는 버디를 낚았지만, 김한별은 퍼팅이 흔들려 파에 그쳤다.

이수민과 김민규가 살아남은 가운데 같은 홀에서 열린 두 번째 연장전에서 이수민은 결국 김민규의 ‘10대 돌풍’을 잠재웠다. 안정적인 세컨드샷으로 공을 핀에서 3.5m 거리에 붙인 그는 버디를 낚아 파에 그친 김민규를 누르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수민이 19일 충남 태안 솔라고CC(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PGA 오픈 with 솔라고CC’에서 4라운드까지 최종 합계 50점을 기록해 김민규, 김한별과 동률을 이룬 뒤 2차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이수민은 아마추어 시절이던 2013년 군산CC오픈 우승을 포함해 통산 4번째 코리안투어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1억 원.

이번 대회는 이글(5점), 버디(2점), 파(0점), 보기(―1점) 등 각각의 결과에 점수를 부여해 합계 점수가 높은 선수가 높은 순위에 오르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진행됐다. 3라운드까지 중간합계 30점으로 공동 9위였던 이수민은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낚으며 20점을 추가하는 ‘몰아 치기’ 능력을 선보였다. 올 시즌을 마친 뒤 군에 입대하는 이수민이기에 더 뜻깊은 우승이었다. 그는 “생각보다 빨리 시즌 첫 승을 달성해 기쁘다. 승수 추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승 직후 이수민은 “코로나19 여파로 결혼식을 못 올려 세 살 연상의 여자친구와 혼인신고를 먼저 했다”고 ‘깜짝 고백’을 했다. 그는 “우승하면 혼인신고를 했다고 발표하고 싶었다. 이번 우승을 아내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전날까지 38점으로 단독 선두였던 김민규는 12일 군산CC오픈 우승을 차지한 김주형(18)에 이어 2주 연속 10대 우승에 도전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2주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로 12점을 추가한 김민규는 17번홀(파5)에서 1.1m짜리 이글 퍼트를 놓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2015년 최연소 국가대표에 선발되기도 했던 김민규는 유러피안투어를 주무대로 활동 중이다. 2018년 유러피안투어 챌린지투어(2부 투어) ‘D+D 레알 체코 챌린지’에서는 투어 최연소 우승(17세 64일) 기록을 작성하기도 한 유망주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골프#이수민#kpga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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