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한반도 상황 신중하되 담대하게 대응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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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라인 개편]작년 중순부터 안보실장 후보 거론
美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추진 등 북핵 해결 모멘텀 만들기 나설듯

서훈과 김정은 서훈 국가안보실장(오른쪽) 내정자가 2018년 4월 1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서 내정자는 대북특사로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면담하기도 했다. 동아일보DB
서훈과 김정은 서훈 국가안보실장(오른쪽) 내정자가 2018년 4월 1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서 내정자는 대북특사로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면담하기도 했다. 동아일보DB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내정된 서훈 국정원장은 지난해 중순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안보실장 0순위로 거론되어 왔다. 북핵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땅한 후임을 찾지 못해 지금까지 안보실장으로의 이동이 미뤄져 온 측면이 크다.

서 내정자는 3일 인선 발표 후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의 한반도 상황에 대해 신중하게 대응하되, 때로는 담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내정자는 이어 “우리 정부 들어 남북 관계에 긍정적 변화가 많이 있었으나 최근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며 “우리의 대외, 대북 정책에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 동맹의 큰 틀은 흔들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메시지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미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을 어떤 식으로든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 내정자는 이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주변국과 소통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 특히 우리의 동맹인 미국과는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여권 내 최고 북한 전문가 중 한 명이면서도 오랜 정보기관 근무를 바탕으로 쌓은 미 중앙정보국(CIA)과의 네트워크를 살려 북핵 해결의 모멘텀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서 내정자는 국정원장 시절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수시로 접촉하며 북핵 해법을 논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 CIA 국장인 지나 해스펠과도 수시로 통화하고, 초기 북-미 물밑교섭을 주도했던 앤드루 김 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서울고 후배로 사석에선 ‘앤디’라고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서 내정자는 워싱턴 일각에서 논의됐던 완전한 비핵화와 대북제재의 전면적인 해제라는 빅딜보다는 영변 등 핵 시설의 폐기와 일부 대북제재 완화를 맞교환하는 스몰딜이 현실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외교안보#문재인 정부#서훈#안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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