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미르-K스포츠 해산… 새 문화체육 통합재단 설립”

우경임기자 , 김창덕기자 입력 2016-10-01 03:00수정 2016-10-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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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억 규모로… “투명성 강화”
꼬리 문 의혹에 논란 차단 나서 이르면 10월말 해산-신설 마무리
일각 “의혹 감추기 위한 간판 세탁”, 野 공세 이어질듯… 檢 수사도 변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청와대 개입설에 대한 쏟아지는 의혹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해산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두 재단의 남은 자금으로 10월에 새로운 문화체육재단을 설립하기로 해 일각에서는 간판 세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해산 카드’로 의혹 끊어내려는 전경련

 전경련은 30일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를 해산하고 문화 및 체육사업을 아우르는 750억 원 규모의 통합재단을 새로 설립하기로 했다”며 “신규 재단은 경영 효율성 제고, 책임성 확보, 사업역량 제고, 투명성 강화라는 4가지 기본 취지하에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법인을 해산하려면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K스포츠는 지난달 29일 정동춘 이사장이 사임한 데다 나머지 5명의 이사진도 모두 사의를 표명한 상태. 그러나 아직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들의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아 이사회 개최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전경련의 주장이다. 이사진이 남아 있는 미르도 이사회 개최에 문제가 없다. 전경련 관계자는 “절차를 모두 밟으려면 빨라도 10월 말에 해산 및 재단 신설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재단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던 전경련은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8월 추광호 산업본부장을 미르 이사로 파견했고, 최근에는 이용우 사회본부장을 K스포츠에 파견하기로 하고 문체부의 이사 선임 승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지난달 23일 전경련 추계세미나에서 두 재단을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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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련이 이에 그치지 않고 재단 해산을 결정한 것은 지난달 26일 시작된 국감에서 연일 야당 의원들의 집중 포화가 쏟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시민단체가 의혹에 오르내리는 인사들을 29일 검찰에 고발한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계속 부담을 안고 갈 바에야 논란거리를 아예 없애겠다는 선택을 한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다소 모양새는 이상할 수 있지만 지금 상태로는 더 이상 재단의 정상 운영이 힘들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 여전히 풀어야 할 의혹들

 우선 단시간에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이 설립돼 거액의 기부금을 모은 이례적인 과정에 재계에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르와 K스포츠는 문체부에 각각 2015년 10월 26일, 2016년 1월 12일 설립 신청을 한 뒤 하루 만에 허가를 받았다. 이때 제출한 창립총회 회의록과 정관은 거의 유사한 데다가 허위 사실까지 기재돼 의혹을 키웠다.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두 재단이 설립 절차와 제출 서류에 관해 문체부 직원과 사전에 상담했고 자료도 완비해 왔기 때문에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거액을 자발적으로 출연했는가도 논란거리다. 미르는 486억 원(지난해 12월 기준), K스포츠는 228억 원(올해 8월 기준)을 모았다.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박근혜 대통령 퇴임 이후 활동을 위한 재단을 준비한 것이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권력 개입 의혹은 두 재단 인사들이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씨나 2014년 대통령령으로 신설된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을 지낸 차은택 씨와 친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더 확대됐다. 야당은 차 씨가 김형수 초대 이사장을 비롯해 최소한 3명을 미르 이사로 추천했다고 보고 있다. 사임한 정 전 K스포츠 이사장은 최 씨가 다니던 스포츠마사지센터 이사장이다.

 전경련은 “최순실 씨와 차은택 씨가 재단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와 전경련 모두 지금껏 제기된 의혹들을 완벽히 해명하지 못해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민단체의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의 향후 수사 과정도 변수다. 10대 그룹의 한 임원은 “과거 정부 때부터 전경련이 주도하고 기업들이 암묵적인 비율로 돈을 내 재단을 만들던 관행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우경임 기자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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