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4년 만의 유인 달 탐사… 인류의 ‘심우주 생존’ 시험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9일 00시 30분


나사 ‘아르테미스 2호’ 내달 발사
달 궤도 돌며 비행하다 지구 복귀… ‘우주에서의 건강 상태’ 검증 목표
비행사 4인의 골수로 칩 만들어… 탐사선-우주복엔 방사선 감지기
비행 전후 분비물로 면역력 비교… 휴면 바이러스 활성화 등 확인도
“우주 장기 거주 계획 기초 될 것”

아르테미스 2호에 오를 4인의 우주 비행사들. 유색 인종과 여성, 미국 외 국적(캐나다)인이 최초로 달을 향한다.
아르테미스 2호에 오를 4인의 우주 비행사들. 유색 인종과 여성, 미국 외 국적(캐나다)인이 최초로 달을 향한다.
4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미션 ‘아르테미스 2호’가 54년 만에 달로 향한다. 4인의 우주비행사를 태운 채 떠나는 아르테미스 2호는 달 궤도를 선회 비행한 뒤 지구로 귀환한다. 아르테미스 2호는 우주비행사들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등 인류의 심우주 장기 거주 가능성을 시험하는 역사적 미션이다. 전문가들은 심화되는 우주 패권 경쟁 속에서 국제사회의 달을 향한 경주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한국도 적극적인 우주 기술 주도권 확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우주 환경에서의 생존 검증이 최우선
아르테미스 2호 미션을 위해 미국 케네디 우주센터 발사대에 설치된 우주발사시스템(SLS)과 오리온 우주선. NASA 제공
아르테미스 2호 미션을 위해 미국 케네디 우주센터 발사대에 설치된 우주발사시스템(SLS)과 오리온 우주선. NASA 제공

아르테미스 2호에 실리는 유인 우주선 ‘오리온’에 탑승할 우주비행사들은 ‘아바타(AVATAR)’라는 장기 칩을 가져가 우주 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측정한다. AVATAR는 우주비행사의 골수 세포로 만든 USB메모리 크기의 칩이다. 열흘간 우주를 떠돌며 저중력과 방사선에 노출되는 인체의 변화를 기록한다. 이는 향후 달 장기 체류와 화성 유인 탐사를 위한 필수 의료 데이터로 활용될 예정이다.

아르테미스 2호의 가장 중요한 미션은 우주비행사들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일이다. 우주비행사들은 비행 6개월 전부터 귀환 1개월 뒤까지 심혈관과 근육, 장내미생물, 눈과 뇌의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검사받는다. 비행 중에는 저중력 환경에서 멀미를 겪는지 여부도 확인한다.

특히 심우주 방사선 노출 측정이 핵심이다. 오리온 내부에는 방사선 센서 6개가 장착되며 우주비행사도 우주복 주머니에 방사선 감지기를 넣고 탑승한다. 아르테미스 2호에 실릴 한국의 큐브위성 ‘K-라드큐브’는 방사선 입자가 집중된 밴앨런대에 초점을 맞춰 달 탐사 시 우주인이 받을 방사선 영향을 파악하는 데 집중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향후 달 기지 건설 때 방사선 차폐 공간을 설계하는 데 활용된다.

침 등 체외 분비물을 이용한 면역 시스템 검사도 진행된다. 우주비행사들은 비행 전후 및 비행 중 타액을 건조해 보관한다. NASA 연구자들은 타액 성분을 분석해 면역 시스템의 변화를 추적하고 지구에서 휴면 상태였던 바이러스가 우주 환경에서 활성화되는지, 어떤 메커니즘으로 활성화되는지를 연구할 계획이다.

면역 시스템에 대한 연구는 장기간 달 거주 시 감염병 예방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수적이다. 김규성 인하대 우주항공의과학연구소장은 “지상에서 아무리 모사해도 실제 우주 환경과는 다르기 때문에 직접 검증이 필요하다”며 “아르테미스 2호가 수집하는 데이터는 앞으로의 모든 심우주 장기 거주 계획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총성 울린 달 탐사 경쟁, 한국의 향방은

전문가들은 달을 향한 인류의 경쟁이 아르테미스 2호를 기점으로 다시 점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세계 각국이 독자적 달 탐사를 계획 중이다. 달 탐사 경쟁의 근본적 이유는 우주 자원으로 꼽힌다. 김성수 경희대 우주과학과 교수는 “석유와 반도체 다음의 경쟁 대상은 달을 비롯한 우주 자원을 두고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여러 국가가 현실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계획을 통해 2028년까지 유인 달 착륙, 2030년대에 달 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중국도 창어 계획으로 2030년 유인 달 착륙, 2035년 국제 달 연구 기지(ILRS)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인도는 이미 2023년 달 남극 인근 착륙에 성공했으며, 일본도 2031년 유인 가압식 로버를 달에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NASA는 앞서 2015년 “달 자원이 물과 헬륨-3, 희토류를 포함해 수천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의 전략은 ‘국제협력’이다. 2022년 발사에 성공한 달 궤도선 다누리에는 NASA가 개발한 섀도캠이 장착됐으며, 아르테미스 2호에도 큐브위성 K-라드큐브를 실어 보낸다. 김성수 교수는 “한국은 에너지와 통신, 건설 분야에서 기술적 강점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장점을 달 산업에 활용한다면 우주 경제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지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이 탐사 대상에서 산업 기지와 화성 진출의 관문으로 재정의되면서 전문가들은 한국이 기술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한 추적자 혹은 조력자에서 벗어나 독자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류동영 우주항공청 달착륙선프로그램장은 “한국이 가진 기술적 장점을 우주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아르테미스 2호의 성공은 한국의 우주 경쟁력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NASA#유인 달 탐사#아르테미스 2호#우주 패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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