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0억 자산가 80대 할머니, 자택서 양손 묶여 숨진채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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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동 2층 주택-아파트 1채 소유 홀로 생활… 유족 “보름전 괴한 침입”

서울 강남에서 30억 원대 부동산을 소유한 80대 할머니가 양손이 묶여 숨진 채 발견됐다. 자식 없이 홀로 살면서 재력가로 소문난 할머니가 시신으로 발견돼 범인과 살해 동기를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5일 오후 4시 50분경 서울 강남구 도곡동 한 주택 2층에 거주하고 있는 건물 소유주 함모 씨(88·여)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주택 1층 세입자 A 씨는 “한동안 할머니가 보이지 않아 2층으로 올라갔더니 문이 열려 있었고 할머니가 숨진 채 누워 있어 신고했다”고 밝혔다.

함 씨의 두 손은 운동화 끈으로 앞쪽으로 묶여 있었고 목에는 졸린 흔적이 있었다.

건물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함 씨는 1976년부터 이 주택을 소유했다. 함 씨는 지하 1층, 지상 2층 주택을 짓고 1층은 세를 주고 2층에서 홀로 살았다. 유가족에 따르면 함 씨는 강남 일대가 개발되기 전부터 이곳에 살았으며 미용실과 이불 가게 운영 등을 통해 돈을 모아 주택을 지었다. 이웃 주민들은 “함 씨는 ‘알부자’로 소문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함 씨가 살던 주택은 매매가가 16억∼17억 원에 따른다. 유가족에 따르면 함 씨는 도곡동에 15억 원대 아파트 1채도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총 자산이 3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주택 인근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집 안을 뒤진 흔적도 없고 없어진 금품이 어느 정도인지도 파악되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보름 전 초인종이 울려 나가 보니 복면을 쓴 남자가 침입해 할머니가 ‘도둑이야’라고 소리를 질렀다”며 “그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집 안을 천천히 살펴본 후에야 자리를 떴다”고 밝혔다. 이후 함 씨는 이웃에게 “다시 도둑이 올지 모르니 도와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윤철 trigger@donga.com·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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