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2명 vs 쿠바인 3명… 스파이 맞교환, 양국 앙금해소 견인차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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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쿠바 국교 정상화]

미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 과정에는 양국이 억류하고 있던 스파이 교환 문제가 특별한 역할을 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쿠바인 3명, 쿠바는 미국인 2명을 함께 풀어주는 방식을 택했다.

쿠바가 17일 석방한 미국인 앨런 그로스 등은 쿠바 내 소규모 단체들에 무선인터넷을 지원하며 공작 임무를 수행했던 거물급 인물이다. 석방 직후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국 스파이는 여전히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미국 언론도 ‘미스터리 맨’으로 지칭하고 있을 뿐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 사람의 희생으로 미국에 있는 쿠바 스파이 정보를 얻어 바로 체포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미스터리 맨’의 정보로 2002년 미 국방정보국(DIA)에서 16년간 스파이로 활동했던 여성 정보분석가 애나 몬테스를 체포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당시 미국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미국이 석방한 쿠바 스파이는 1990년대 플로리다에서 활동했던 5명 가운데 3명이다. 미국은 이들이 미군 남부사령부와 플로리다 남부 키스 제도에 있는 시설에 침투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998년 살인 모의 등의 혐의로 체포돼 중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하지만 이들은 쿠바에서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쿠바 정부는 그들의 얼굴을 시내 곳곳의 옥외간판에 내걸고 학생들은 그들의 이름을 배우고 석방을 요구하는 대중 시위에 동원되기도 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미국 쿠바 국교 정상화#미국 쿠바 스파이 맞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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