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데탕트’에 두쪽난 美정치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美-쿠바 국교 정상화]오바마, 대선 향해 남미계 끌어안기
공화는 “독재자에게 어리석은 양보” 대사 인준거부 등 총력 저지 나설듯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로 국제사회에서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지만 미국 정치권에선 일촉즉발의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일격을 당한 공화당은 대사 인준 거부 등을 통해 총력전을 벌일 기세다.

중간선거 패배로 상하원을 동시에 공화당에 내준 오바마 대통령은 야당의 극한 반발을 감수하더라도 자신의 방식대로 ‘업적 쌓기(Legacy building)’를 했다는 말을 듣고 있다.

공화당이 당장 크게 반발했다. 공화당 1인자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오하이오)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쿠바의) 잔인한 독재자에게 어리석은 양보를 해준 또 하나의 사례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쿠바 이민자 가정의 출신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당·플로리다)도 “백악관이 얻은 것은 하나도 없이 모든 것을 쿠바에 양보했다”고 이번 조치에 반대했다.

공화당은 내년 1월 시작되는 새 의회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활용해 이번 조치에 제동을 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쿠바가 ‘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받는다는 점을 들어 주쿠바 대사관 개설 자금 지원 반대, 대사 인준 거부 등의 조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와 국교 정상화뿐만 아니라 최근 이민개혁 행정명령 발동, 공화당 집권 시기에 자행된 중앙정보국(CIA) 테러 용의자 고문실태 보고서 공개 등을 통해 2016년 대선을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미국 쿠바 국교 정상화#쿠바 데탕트#미국 공화당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