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생후 1일된 女兒, 숲 속에 생매장된 상태로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5일 15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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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태어난 지 하루된 여자아이가 숲 속에 생매장된 상태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여아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4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인도 마디아프라데시 주(州) 인도르 시(市) 외곽의 한 숲 속에서 태어난 지 하루 밖에 안 된 여자아이가 땅에 파묻힌 채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여아는 옷으로 싸여 흙과 자갈 속에 반쯤 파묻혀 있었다. 아이는 발견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코와 입을 통한 과다 출혈로 다음 날 숨을 거뒀다.

아이는 당시 사건 현장 인근에서 일을 하던 주민들에게 발견됐다. 이들은 일을 하던 중 울음소리가 들려 아이를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그디쉬 만길랄 씨(32)는 "울음소리가 나길래 동물 소리인가 생각했다. 하지만 곧 아이 울음소리라는 걸 알아채고 현장으로 달려갔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아기가 살아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며 "그곳은 굶주린 야생 동물들이 어슬렁거리는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르 경찰은 이 사건을 인도의 뿌리 깊은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한 영아 살해 사건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피해 여아의 가족이 딸이 태어나자 아이를 버리고 죽도록 내버려 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인근 병원들의 최근 출산 기록 등을 확인하며 조사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단서를 잡지 못했다"고 밝혔다.

남아선호사상이 강한 인도에서는 어린 여아를 살해하는 풍습이 만연하다. 지난해에는 인도에서 불법 낙태 시술에 희생된 여자 태아의 시신들이 개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준 바 있다.

최근 실시된 인구조사에 따르면 인도는 남아 1000명 당 여아가 750명에 불과할 정도로 성비 불균형이 심각하다.

2006년 발표된 유니세프(유엔 아동기금)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1986년부터 인도에서 태어나기 전이나 태어난 직후 부모에 의해 목숨을 잃은 여아는 약 1000만 명이다.

또 지난해 세계적인 의학저널 란셋에는 인도에서 매년 여아 50만 명이 성(性)선별 낙태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는 연구 결과가 실린 바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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