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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성매매특별법 8년, 진지하게 再論해볼 때 됐다

입력 2013-01-11 03:00업데이트 2013-01-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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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성(性)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성매매특별법 조항이 헌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했다. 이제 헌법재판소는 180일 이내에 위헌 여부를 가린다. 이번 제청은 ‘성매매 여성 처벌의 위헌성’에 관한 것이지만 해당 조항은 성을 산 남성을 처벌하는 내용을 함께 담고 있어 헌재 판단에 따라 성매매특별법 전체의 존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법으로는 성매매가 금지돼 있지만 서울 강남의 대로변에 큰 간판을 내건 안마시술소가 어떤 곳인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한국처럼 돈으로 성을 사는 일이 쉬운 나라도 흔치 않다. 관련 법제도는 아주 엄격한데 실제로는 성매매가 만연해 있어 ‘엄숙주의적 위선(僞善)’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결국 운 없는 사람만 성매매 단속에 걸리는 식이다. 성에 대해서는 나라마다 역사와 문화에 따라 법제도가 다르다. 그러나 성매매를 처벌하지 않는 국가에서도 인신매매 학대 착취 등 2차 범죄로 이어지지 않고, 사회 전체의 성 풍속을 해치지 않도록 성매매 장소나 방식을 제한하고 관리한다.

성매매 자체가 떳떳하고 건전한 성 문화일 수는 없지만 국가가 형벌을 통해 개입해야 할 대상인지는 애매하다.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므로 성매매에 대해 개입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는 논리도 일정 부분 설득력을 지닌다. 성인 남녀 간에 사적(私的)인 공간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침대 비즈니스’가 공익을 해친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성매매특별법의 풍선 효과로 인해 오히려 성매매 장소가 주택가 등으로 확산됐고 더 음성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성매매 여성이 “포주의 강요에 의한 성매매였다”고 거짓으로 주장하면 처벌받지 않는다. 법이 거짓말을 조장하는 꼴이다.

반면 ‘어떤 경우에도 성을 상품화하는 것은 처벌할 필요가 있다’ ‘단속 강화로 성매매를 최소화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바람직하다’며 성매매특별법을 옹호하는 논리도 만만치 않게 존재한다. 이 법은 성매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종전 윤락행위방지법에서 성매수 남성에 대한 사문화(死文化)한 처벌 규정을 되살린다는 취지로 제정돼 2004년 9월 시행됐다. 8년 남짓한 기간 법이 보여준 순기능과 역기능을 충분히 검토해 법의 존속 여부를 포함한 제도 전반에 대해 정직하고도 진지하게 재론(再論)해볼 때가 됐다.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강요된 성매매, 채무노예화를 통한 착취 등은 용납될 수 없는 범죄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성매매 여성들이 성을 팔지 않고도 떳떳이 자립할 수 있도록 재교육과 취업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열어주는 일이 중요하다. 헌법재판소는 사회적 논의를 충분히 수용해 어느 쪽이든 합리적인 결론을 내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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