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Less 10 More… 癌을 이기는 식탁]<5>고기는 가급적 덜먹자

동아일보 입력 2012-05-04 03:00수정 2012-05-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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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씹는 맛에 대한 미련, 콩고기로 달래볼까
채널A 김치 주말드라마 ‘불후의 명작’에서 열연 중인 미스코리아 진 출신 이하늬 씨가 강력 추천했던 콩으로 만든 콩고기. 고추장불고기처럼 보이지만 육류는 한 점도 사용되지 않았다. 조리·사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와 정재승 KAIST 교수의 공저 ‘진중권과 정재승의 크로스 2’의 18번째 테마 ‘육류’에서 두 사람은 아이러니한 자신들의 상황을 고백하고 있다. 진 씨 글에는 ‘더 이상 필연적 이유가 없는 육식’, 정 교수 글 역시 ‘육식 도시인의 비애’라는 소제목이 붙어 있다. 육식은 꼭 필요한 게 아닌 것 같다는 논조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은 이 글쓰기 전날 밤 대전의 한 식당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단다.

채식주의자가 아닌 이상 두 사람의 이런 선택을 누가 탓하랴.

지난달 초 한 신문에는 ‘한국인 수명이 늘어난 것은 동물성 식품 섭취도 기여한 바 크다. 한국인 육류 소비는 미국인의 3분의 1밖에 안 된다’며 지금보다 늘어도 된다는 글이 실렸다. 보름 뒤 똑같은 신문에 ‘서구화된 육식 위주의 식습관이 대장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글도 실렸다. 이처럼 육식주의자와 채식주의자의 공방은 오랫동안 이어져 왔고 완벽한 판정승을 거둔 쪽은 없다.

하지만 육식주의자들의 주장에는 항상 이런 전제가 붙는다. ‘각종 성인병과 비만 예방을 위해 먹는 양을 다소 줄여야 하겠지만…. 육류를 채소 등과 함께 균형 있게 섭취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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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승은 아니지만 채식주의자의 우세한 경기가 계속되는 추세다. 육식을 줄이라는 얘기는 있어도 채소 섭취를 줄이라는 얘기는 없다.

맛좋은 고기가 부작용 불러


채식가들은 육류 소비는 개인의 건강 이외에도 지구를 파괴하는 일로 본다. 목축을 위한 산림 벌채, 사료 생산을 위한 경작지 확대가 지구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높인다는 이유다. 그러니 육식을 버리는 게 지구를 구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쉬운 방법이라고 말한다.

5년 전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 옆에 ‘S’ 채식 뷔페식당이 있었다. 고기 맛이 나는 콩고기와 콩탕수육, 야채로만 만든 고추장불고기, 쌀 너비아니 등을 선보여 마니아들이 자주 찾았으나 1년여 만에 문을 닫았다.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대신 그곳에 고깃집이 들어섰다.

위에 부담을 주지 않고 몸에도 좋은데 왜 장사가 안됐을까. 주변 사람들은 “영양은 고기와 비슷했을지 몰라도 고기 특유의 씹는 맛을 느낄 수 없었으니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육류 소비량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육류 소비량은 1980년 11.3kg이던 것이 2010년 38.8kg으로 3.4배로 증가했다. 1970년대에는 5kg에 불과했다. 반면 쌀 소비량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쌀 대신 육류 대체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식습관의 변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육류 생산 및 가공, 유통산업의 발전 등 공급이 수요를 창출했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다.

서구화한 식생활은 암 유발

육류를 균형 있게 섭취하지 않으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지난달 발간된 ‘2012년 통계로 본 암 현황’에 따르면 위암과 간암은 조기 검진과 적극적인 암 예방책에 따라 증가율이 확연히 줄었지만 대장암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급속히 퍼진 서구화한 식습관 등이 주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육류 위주로 서구화한 식습관, 스트레스 등을 대장암의 원인으로 꼽았다. 황인택 을지대병원장은 “대장암 중 85%는 환경적 요인, 주로 식습관과 연관이 있다”며 “채소와 과일은 섬유소가 풍부해 대장암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류는 물론이고 우유나 달걀, 치즈조차도 먹지 않고 모피를 입지 않는 완벽한 채식주의자 ‘비건(Vegan)’이 아니고서는 육류를 먹지 말라고 말할 수 없다. 그래서 10%(10 less)만이라도 줄여보자는 것이다.

‘고기는 맛이 있기 때문에 먹는다’는 말처럼 채소로 고기 맛이 나는 음식을 구입하거나 직접 만들어서 먹는 방법도 좋다. 특히 콩은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불릴 정도로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이다. 콩에는 단백질 40%, 탄수화물 30%, 지질 20% 외에 비타민, 칼슘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칼슘은 잘 알려진 대로 뼈나 치아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정신을 안정시켜 주는 작용도 한다. 채식가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필수아미노산을 충분히 공급해 준다고 한다. 조리법에 따라 고기의 맛과 식감을 비슷하게 느낄 수 있다.

이기진 기자·한중양식조리기능사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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