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당한 대구 女초등생 “이제 사는 게 재미없겠어요…”

동아일보 입력 2010-07-03 03:00수정 2010-07-0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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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의 불안증세
벌벌 떨며 울음만… 잠도 못자
“경찰과 함께 병원으로 가는 동안 A 양은 계속 제 손을 놓지 못하고 벌벌 떨면서 울었습니다. 범인이 누군지 물어봤으나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어요.”

대구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인 A 양(13·초등학교 6년)을 돌보고 있는 한 아동센터 책임자인 이모 씨(52·여)는 2일 “그렇게 쾌활했던 아이가 밤새 무서워하면서 잠을 못 이뤘다”며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씨에 따르면 A 양이 성폭행을 당한 것은 1일 오후 4시가 조금 안 된 시간으로 자신의 집에서 더위 때문에 문을 열어놓은 채 컴퓨터로 음악을 듣는 중이었다. 당시 A 양은 옷이 스치는 소리밖에 듣지 못했고 성폭행범과 맞닥뜨렸을 땐 놀라 손으로 때리기도 했지만 소리조차 제대로 지르지 못한 채 화를 당했다는 것이다. 경찰에 성폭행 사건을 신고한 이 씨는 이날 A 양과 함께 병원에서 밤을 지새웠다. A 양은 사건 당일 저녁부터 병원에 있으면서 치료와 함께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씨는 “A 양을 안 지 한 달 반 정도 됐는데 엄마가 없지만 명랑하고 정이 많아서 특히 관심이 갔다”며 “수학은 늘 100점을 맞을 정도로 잘하고 좋아했다”고 말했다. 학교가 끝나면 학원에 갔다가 아동센터에 들러 밥도 먹고 공부도 했다고 한다. A 양은 고혈압을 앓고 있는 아버지가 이 소식을 알면 큰일 난다며 알리기를 꺼렸다고 덧붙였다. 차상위 계층인 A 양은 어머니 없이 고혈압 증세가 있는 아버지와 중학생인 오빠와 함께 단독주택에서 지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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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평소 A 양에게 성교육을 하면서 위기 순간에는 고함을 지르라고 일렀는데 너무 놀라서인지 실제 상황에서는 그렇게 못한 것 같았다고 했다. A 양이 당시 상황을 떠올리지 못하고 얘기하는 것을 꺼리는 것 같아서 혹시 범인이 아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그래도 범인이 잡히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더니 ‘처벌해야지요’라고 하면서 ‘이번 일로 이제 재미없게 살겠다’라고 말해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전했다.

대구=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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