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스마트’하지 못한 모바일 쇼핑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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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제 - 보안 기준 없고
○2 이통사 ‘제휴몰’ 치중
○3 정액제 안쓰면 요금폭탄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은 스마트폰으로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한 지 한 달여 만인 올해 1월 운용을 중단했다. G마켓의 신용카드 결제 방식이 악성코드 예방대책, 전자서명 의무화, 키보드 보안대책 마련 등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스마트폰 전자금융 안전대책 가이드라인’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G마켓의 사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국내 모바일 쇼핑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한국 통신업계와 휴대전화업계의 안일한 대응으로 스마트폰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친 사례를 교훈 삼아 모바일 쇼핑 분야에선 서둘러 쇼핑 툴과 서비스 개발에 나서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 스마트폰 결제·보안 기준 미비

국내의 기존 인터넷 쇼핑은 윈도 운영체제(OS)에 기반한 ‘액티브X’ 패치 프로그램으로 보안 및 결제 문제를 대부분 해결해 왔다. 하지만 애플, 구글 등이 주도하는 스마트폰은 윈도 OS 기반이 아니라 별도의 보안, 결제 기준이 필요하다. 윈도 OS 중심의 인터넷 비즈니스에 익숙해 있던 국내 기업의 대응이 늦어지면서 스마트폰용 결제나 보안 기준 마련도 늦어지고 있다.

○ 폐쇄적 무선 인터넷 환경 개선돼야

기존에 이동통신사가 주도해온 폐쇄적인 무선 인터넷 환경도 모바일 쇼핑 활성화의 걸림돌이다. 2008년 국내 모바일 쇼핑 시장 규모는 480억 원 수준. 이 중에서 벨소리, 컬러링 같은 디지털 콘텐츠를 제외한 순수한 물품 거래 매출은 3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게다가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온라인쇼핑몰이나 홈쇼핑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직영몰’이 아닌 통신사가 주도하는 모바일 장터인 ‘제휴몰’에서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독립몰을 운영 중인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 회사의 모바일 쇼핑 매출액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5%도 안 됐다”고 털어놨다. 신용카드나 적립금 사용이 가능한 독립몰의 매출이 부진한 이유도 제휴몰 중심의 모바일쇼핑이 고착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무선 인터넷 이용 장벽 낮춰야

현재 스마트폰으로 무선 인터넷을 쓰다가 무료 와이파이(Wi-Fi) 권역을 벗어나면 비싼 3G 요금을 적용받는다. 데이터요금 정액제에 가입하지 않은 소비자에겐 오프라인 쇼핑보다 물건 값이 싸다는 모바일 쇼핑의 매력이 크게 줄어든다. 소비자들이 인터넷 요금을 크게 걱정하지 않고 모바일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통신사와 인터넷쇼핑몰 등의 제휴와 협력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광운대 정동훈 교수(미디어영상학)는 “한국은 모바일 하드웨어 소비는 선진국인데 이를 활용한 콘텐츠 생산은 뒤처져 있다”면서 “기업들이 창의적인 서비스를 적극 개발하고 정부 부처도 산업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열린 규제’를 고민하면 모바일 쇼핑 시장 활성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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