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쇼핑혁명 어디 것이지?→ 어디가 싸지?→ 잘 어울릴까?→ OK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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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발(發) ‘모바일 쇼핑 혁명’이 시작됐다. 스마트폰 전용 쇼핑몰이 속속 문을 열면서 모바일 쇼핑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맞서는 강력한 유통채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쇼핑은 물건을 구입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가격 비교, 제품 사용 후기 검색 등이 가능하다. 쇼핑의 행태 자체가 바뀌는 셈이다. 실시간 비교 쇼핑이 가능하므로 공산품이나 가공식품의 가격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어 소비자로선 반가운 일이다.》인터파크-CJ오쇼핑 등 “연내 모바일 환경 마련”
전용애플리케이션 경쟁

바코드 스캔으로 값 비교… 언제 어디서든 알뜰 쇼핑
美시장규모 2년새 8배로


미국 맨해튼의 노마 카말리 부티크. 매장을 찾은 손님이 스마트폰으로 의류의 바코드를 스캔한 뒤 동영상으로 모델이 옷을 입은 모습을 보는 등 자세한 상품 정보를 검색하고 있다. 사진 제공 뉴욕타임스
미국 맨해튼의 노마 카말리 부티크. 매장을 찾은 손님이 스마트폰으로 의류의 바코드를 스캔한 뒤 동영상으로 모델이 옷을 입은 모습을 보는 등 자세한 상품 정보를 검색하고 있다. 사진 제공 뉴욕타임스
국내 최대 온라인 오픈마켓인 G마켓은 이미 지난해 말 아이폰용 모바일 쇼핑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내놨다. 인터파크, 11번가,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등도 연내에 모바일 쇼핑 환경을 마련할 예정이다.

○ 이미 시작된 모바일 쇼핑

회사원 여수빈 씨(32)는 2월 말 유아용 과자를 사러 이마트 월계점에 갔다. 일본산 4000원짜리 과자와 1000원짜리 국산 과자가 있었다. 여 씨가 아이폰으로 일본 과자의 바코드를 스캔해 검색했더니 인터넷에선 1000원대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마트에서는 국산 과자만 사고 일본 과자는 집에 돌아와 온라인몰에서 구매했다.

현재 아이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에그몬’과 ‘쿠루쿠루’ 프로그램은 바코드나 바코드의 일종인 QR코드를 인식한다. 4일 쿠루쿠루로 ‘데톨 항균 물티슈’의 바코드를 스캔하니 제품 사진과 제품명, 최저가 950원이라는 정보와 함께 최저가 사이트가 주르륵 검색됐다.

인터파크는 2일부터 아이폰 액세서리 상품 3000여 개에 QR코드를 적용했다. 쿠루쿠루로 이 코드를 스캔하면 스마트폰으로 1000원 할인 쿠폰이 발급된다. 이성호 인터파크 서비스실장은 “본격적으로 시작된 모바일 커머스를 새롭고 중요한 유통채널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7일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다양한 모바일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면서 2012년이면 미국의 쇼핑 문화가 크게 바뀔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매업체들은 소비자들이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실시간으로 모바일 쿠폰을 제공하거나 연관 상품을 추천해 주는 IBM의 ‘프레즌스(Presence)’ 프로그램을 시험 가동하기 시작했다.

○ 진화하는 쇼핑

이미 시작된 모바일 쇼핑은 2∼3년내에 더욱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3월 6일 오전, 회사원 김미래 씨는 출근길 버스정류장에서 여대생이 든 토트백에 눈길이 닿았다. ‘예쁘다! 어디 거지?’ 트렌치코트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찰칵’.

‘보물찾기’(가칭)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했다. 김 씨는 이미지 검색으로 브랜드를 확인한 뒤 상품 상세정보와 사용자 리뷰까지 꼼꼼히 읽었다. 자신의 전신사진에 가방 이미지를 올려놓고 어울리는지도 봤다. 최저가 판매 사이트에서 가격을 체크한 뒤 일단 ‘위시(Wish) 리스트’에 담아뒀다.

회사 도착. 신문을 읽다가 ‘갈릭 스테이크 세트를 시키면 사은품을 준다’는 패밀리 레스토랑 광고에 시선이 꽂혔다. 광고에 있는 바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한 뒤 회사에서 가장 가까운 매장을 검색해 창가 자리로 예약을 했다. 그리고는 즐거운 점심시간∼.

퇴근길 김 씨는 대형마트에 들렀다. ‘마트 완전정복’(가칭) 프로그램을 실행해 사려는 제품을 금세 찾았다. 유제품 코너를 지나는데 ‘딩동’ 메시지 알림. ‘싱싱우유 1+1 행사 쿠폰이 도착했습니다!’ 계획에 없던 우유를 샀다. 쇼핑이 끝난 후 그는 빈손으로 마트를 나선다. 스마트폰으로 바코드만 찍으면 물품을 원하는 시간에 집으로 배달해 주기 때문이다.

이는 가상 상황이지만 정보기술(IT)과 유통 분야 전문가들은 관련 기술들이 이미 개발돼 있어 조만간 실현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신(新) 쇼핑 게이트웨이

지난달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ABI리서치는 올해 미국의 모바일 쇼핑 시장 규모를 24억 달러(약 2조7600억 원)로 추산했다. 2008년 3억9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2억 달러로 껑충 뛰었는데, 다시 1년 만에 2배로 상승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모바일 쇼핑 시장은 초기 단계지만 IT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쇼핑 혁명’이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인터파크는 이달 중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다. 회사 측은 “앞으로 통합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으면 현재 인터파크의 인터넷 서비스 대부분이 모바일에서도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달 중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는 현대홈쇼핑은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쇼핑 정보를 검색할 수 있도록 상품 정보, 배송 조회 등 부가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정순 CJ오쇼핑 전략기획실 차장은 “상품 구매뿐 아니라 관련 정보나 콘텐츠를 강화한 모바일 쇼핑몰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 모바일 쇼핑 직접 해보니

전용 SW 내려받아 접속
기자는 실제로 아이폰으로 G마켓에서 물건을 사봤다.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G마켓에 접속했다. 검색창과 베스트셀러, 오늘만 특가, e쿠폰 메뉴가 떴다. 베스트셀러 품목 가운데 ‘후드 티셔츠’를 선택하니 가격과 상품 기본정보, 상품평이라는 리스트가 나왔다. ‘상품정보를 보시려면 아래 버튼을 눌러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문구를 터치했다. 이미지를 포함하는 ‘상품 상세정보 보기’와 ‘텍스트만 보기’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지만 여성 의류의 특성상 간단한 텍스트만 보기는 제공하지 않았다.
제품 정보 뜨는 데 1분
상품 상세정보 보기를 선택했다. 티셔츠가 수십 종에 이르다 보니 로딩에만 1분 가까이 걸렸다. 3G 접속 시간이 길어지니 요금 부담에 초조해졌다. 기본 인터페이스는 글자 크기와 사진이 작아 확대하니 화면에 딱 맞지 않아 불편했다. ‘뒤로 가기’를 제공하지 않아 홈으로 가서 다시 상품을 찾는 과정을 반복하고 작은 메뉴를 잘못 터치하길 수차례. 우여곡절 끝에 두 가지를 골라 장바구니에 넣었다.
결제 가능 은행 2곳 밖에 없어
결제 단계. 그런데 신용카드는 안 되고 G통장(현금잔액)과 무통장입금밖에 없었다. 무통장입금을 선택하자 입금계좌와 기한 안내가 나왔다. 스마트폰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나은행, 기업은행 이용자가 아니면 결국 폰뱅킹이나 인터넷뱅킹으로 입금을 해야 돼 신용카드 서비스의 도입이 시급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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