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2의 우라늄 농축시설 건설

  • 입력 2009년 9월 26일 02시 56분


IAEA에 통보… 美-英-佛정상 추가제재 시사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이 지난 몇 년간 비밀리에 두 번째 우라늄 농축시설을 건설해 온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미국 영국 프랑스 정상들은 추가 제재를 시사하며 이란이 이 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즉각적인 사찰을 받을 것을 요구했다.

IAEA는 “이란이 21일 IAEA에 ‘핵 발전을 위한 실험용 연료 농축시설을 짓고 있다’는 편지를 보냈다”고 이날 밝혔다. 이란은 이 편지에서 “이 시설에는 아직까지 핵물질이 반입되지 않았으며 농축 수준도 핵 발전에 필요한 연료를 만들 정도”라고 주장했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이란은 그동안 우라늄 농축 시설은 나탄즈의 것이 유일하며 이는 평화로운 핵에너지 개발을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외신은 두 번째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를 서방 정보기관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최근 알아차린 이란이 문제가 커질 것을 우려해 자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란은 다음 달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을 비롯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과 핵 회담을 벌일 예정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미국 피츠버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전 공동성명을 발표해 이란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은 모든 국가가 따라야 하는 규칙을 어기면서 핵확산금지 체제와 세계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사르코지 대통령도 “이란은 12월까지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규정을 준수하든지, 제재 조치를 받아들이든지 해야 한다”며 “이는 평화와 안정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운 총리도 “이란이 계속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외신에 따르면 두 번째 우라늄 농축시설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서쪽으로 160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핵발전소용 농축 우라늄을 제작하는 원심분리기 3000대를 갖췄다. 이는 매년 소형 핵폭탄 1기 제작에 소요되는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데 적합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 고위 관료에 따르면 이 시설은 내년부터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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