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나 이상득인데…” 보이스피싱, 잡고보니 가출 10대

  • 입력 2008년 11월 6일 02시 58분


최근 정계에서 화제가 됐던 ‘국회의원 사칭 보이스피싱’은 대담한 10대 가출 청소년들의 범행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달 20일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을 사칭해 “국감 중이라 통화는 힘들고 급전이 필요하니 300만 원만 보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계좌번호와 함께 발송한 혐의(사기)로 양모(17) 군 등 2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 의원뿐 아니라 한나라당 박영아, 민주당 김효석 의원 등 정당별 유력인사 10여 명의 이름으로 같은 당 의원들에게 200여 건의 문자를 보냈다.

양 군 등은 또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동창회 주소록을 입수해 동창회장 명의로 “행사 준비로 돈이 필요하니 협조 바란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7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국회의원이나 보좌진 가운데 피해를 보았다는 신고는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며 “양 군 등이 10월 한 달에만 4000건의 문자를 보내는 등 왕성한 범행을 벌여 계좌 추적이 마무리되면 피해액은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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