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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월 24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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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는 미국진출을 서두르지 않는다. “내실을 다진 뒤 제 스스로 ‘이제 됐다’고 생각될 때 미국무대에 도전할 거예요.” 어린 나이에도 신중하다. 조금만 성적을 내면 미국무대를 노크하는 최근 추세와는 다르다.
한명현 한국LPGA 수석부회장(50)은 “나리가 언젠가는 큰 무대에서 일을 낼 것”이라며 주저 없이 그를 유망주로 꼽는다. 올 1부투어에서 2승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김나리는 ‘호흡이 긴 선수’다. ‘평생스승’인 김대모씨(58·수원연습장 고문)로부터 그렇게 배웠다. 눈앞의 성적에 급급한 나머지 잔기술에 치중하는 ‘또래 경쟁자’들과는 달리 어려서부터 거리를 내는 스윙 위주로 연습을 했다. 때문에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에 입문한 그의 주니어시절 성적은 그리 화려하지 않다.
“장타가 우선이고 방향은 나중에 잡아도 된다고 하셨어요. 솔직히 다른 애들이 일찌감치 상비군과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것이 부러웠어요. 하지만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조그마한 기쁨은 포기했죠.”
반면 약점은 퍼팅. 파온율이 높다 보니 롱퍼팅이 잦았던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평균 32개 정도인 퍼팅수를 3, 4타 줄이는 게 지상과제다.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시작한 미국 전지훈련에서도 하루 서너시간을 퍼팅연습에 할애하고 있다.
하이트맥주와의 스폰서계약을 위해 8일 일시 귀국한 그는 다음날 다시 미국으로 떠났다. 올 시즌 1부투어 신인왕과 상금왕이 그의 목표다.
스폰서십 계약 당일 한 부회장은 김나리를 축하해주기 위해 달려왔다. 1시간 남짓한 인터뷰와 사진촬영 내내 한 부회장은 대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이를 듣는 김나리의 눈망울은 초롱초롱 빛났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한명현의 편지▼
나리에게, 우선 스폰서십 계약을 축하한다. 든든한 ‘날개’를 달았구나. 나중에 더 큰 선수가 되더라도 너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해 준 스폰서의 고마움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쟤는 공을 안 쳤으면 뭘 했을지 몰라”라는 평가를 받아서는 안 된다. 주변의 충고를 항상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라. 고개만 끄덕이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느껴야 한단다. 그래야 롱런할 수 있다.
280야드를 훌쩍 넘기는 네 드라이버샷은 너무 부럽더구나.
‘배짱이 부족하다’는 평가엔 너무 신경 쓰지 말아라. 프로 새내기였던 지난해는 너에게 과도기였다.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치는 아마추어 시절과는 달리 한 타 한 타에 신경을 쓰다 보니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을 게다. 누구 못지않은 너의 승부근성에 기대를 걸고 있겠다. 한명현
▼김나리는 누구?▼
△생년월일=1985년 12월 10일 생
△체격=1m68, 65kg
△가족관계=김연중(53), 정점숙씨(47)의 2녀 중 차녀
△출신학교=서현초교→분당장안중→분당중앙고
△좋아하는 골퍼=아니카 소렌스탐
△골프입문=초등학교 4학년(10세)
△프로입문=2003년(18세)
△주요경력=2000 문화관광부장관배, 성균관대 총장배 우승. 2003 드림투어(2부투어)1,4차전 우승. 2003 드림투어 상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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