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타가 꼽은 유망주/골프 한명현→김나리

  • 입력 2004년 1월 24일 18시 36분


한명현 한국LPGA수석부회장(뒤)이 꼽는 차세대 유망주 김나리(앞). 김나리는 “내실을 다진 뒤 스스로 ‘이제 됐다’고 생각될 때 미국무대에 도전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강병기기자
한명현 한국LPGA수석부회장(뒤)이 꼽는 차세대 유망주 김나리(앞). 김나리는 “내실을 다진 뒤 스스로 ‘이제 됐다’고 생각될 때 미국무대에 도전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강병기기자
2003년 드림투어(2부투어) 상금왕 김나리(19·하이트맥주). 그는 ‘제2의 안시현’으로 불린다. 2002년 드림투어 상금왕 출신으로 1부투어에 뛰어든 지난해 CJ나인브릿지클래식에서 우승해 미국LPGA 직행 티켓을 획득한 안시현(20·코오롱엘로드) 못지않은 자질을 갖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미국진출을 서두르지 않는다. “내실을 다진 뒤 제 스스로 ‘이제 됐다’고 생각될 때 미국무대에 도전할 거예요.” 어린 나이에도 신중하다. 조금만 성적을 내면 미국무대를 노크하는 최근 추세와는 다르다.

한명현 한국LPGA 수석부회장(50)은 “나리가 언젠가는 큰 무대에서 일을 낼 것”이라며 주저 없이 그를 유망주로 꼽는다. 올 1부투어에서 2승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김나리는 ‘호흡이 긴 선수’다. ‘평생스승’인 김대모씨(58·수원연습장 고문)로부터 그렇게 배웠다. 눈앞의 성적에 급급한 나머지 잔기술에 치중하는 ‘또래 경쟁자’들과는 달리 어려서부터 거리를 내는 스윙 위주로 연습을 했다. 때문에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에 입문한 그의 주니어시절 성적은 그리 화려하지 않다.

“장타가 우선이고 방향은 나중에 잡아도 된다고 하셨어요. 솔직히 다른 애들이 일찌감치 상비군과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것이 부러웠어요. 하지만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조그마한 기쁨은 포기했죠.”

인내가 쓴 만큼 열매는 달콤했다. 김나리는 국내여자골프 최장타자. 그의 평균 드라이버샷은 무려 270야드, 덕분에 아이언샷의 레귤러온 확률도 18개홀 중 평균 16개홀이나 될 정도로 위력적이다. 지난해 드림투어 4차전(그랜드CC) 우승 당시 2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8언더파 64타)를 몰아칠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장타력이었다.

반면 약점은 퍼팅. 파온율이 높다 보니 롱퍼팅이 잦았던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평균 32개 정도인 퍼팅수를 3, 4타 줄이는 게 지상과제다.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시작한 미국 전지훈련에서도 하루 서너시간을 퍼팅연습에 할애하고 있다.

하이트맥주와의 스폰서계약을 위해 8일 일시 귀국한 그는 다음날 다시 미국으로 떠났다. 올 시즌 1부투어 신인왕과 상금왕이 그의 목표다.

스폰서십 계약 당일 한 부회장은 김나리를 축하해주기 위해 달려왔다. 1시간 남짓한 인터뷰와 사진촬영 내내 한 부회장은 대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이를 듣는 김나리의 눈망울은 초롱초롱 빛났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한명현의 편지▼

나리에게, 우선 스폰서십 계약을 축하한다. 든든한 ‘날개’를 달았구나. 나중에 더 큰 선수가 되더라도 너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해 준 스폰서의 고마움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쟤는 공을 안 쳤으면 뭘 했을지 몰라”라는 평가를 받아서는 안 된다. 주변의 충고를 항상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라. 고개만 끄덕이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느껴야 한단다. 그래야 롱런할 수 있다.

280야드를 훌쩍 넘기는 네 드라이버샷은 너무 부럽더구나.

‘배짱이 부족하다’는 평가엔 너무 신경 쓰지 말아라. 프로 새내기였던 지난해는 너에게 과도기였다.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치는 아마추어 시절과는 달리 한 타 한 타에 신경을 쓰다 보니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을 게다. 누구 못지않은 너의 승부근성에 기대를 걸고 있겠다. 한명현

▼김나리는 누구?▼

△생년월일=1985년 12월 10일 생

△체격=1m68, 65kg

△가족관계=김연중(53), 정점숙씨(47)의 2녀 중 차녀

△출신학교=서현초교→분당장안중→분당중앙고

△좋아하는 골퍼=아니카 소렌스탐

△골프입문=초등학교 4학년(10세)

△프로입문=2003년(18세)

△주요경력=2000 문화관광부장관배, 성균관대 총장배 우승. 2003 드림투어(2부투어)1,4차전 우승. 2003 드림투어 상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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