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문학 속의 에로스'…에세이로 읽는 에로티시즘

  • 입력 2003년 12월 12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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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속의 에로스/디터 벨러스호프 지음 안인희 옮김/488쪽 1만8000원 을유문화사

18세기 후반부터 오늘날까지 문학을 통해 흘러온 에로티시즘의 변천사와 이를 통해 사회적 관습 및 통념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다룬 지적인 문학 에세이.

18세기, 시민적 순결도덕을 존중하는 베르테르는 고통스럽게 물러나고(‘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귀족 발몽은 정절을 지키려는 유부녀를 기어이 유혹하고 만다(‘위험한 관계’).

19세기 사실문학의 전통에서 D H 로런스는 이전에 없던 성행위 장면을 묘사하기 시작한다. 더 이상 성이 신비롭지 않은 20세기, 나보코프의 ‘롤리타’에서 성은 악몽이며, 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에는 냉혹하고 그로테스크한 마조히스트가 등장한다.

천박한 여인들하고만 성관계를 가질 수 있었던 괴테, 귀족집안 유부녀들의 도움을 받아 사회적으로 출세하기를 꿈꿨던 발자크와 스탕달, 아내와 원수가 돼 죽을 때까지 증오를 버리지 못한 톨스토이 등 작가들의 일화도 눈길을 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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