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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14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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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등 대다수 경협사업과 직결되는 군사실무회담 개최 일자를 정하지 못해 회담 성과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당분간 유보할 수밖에 없게 됐다.
▽군사실무회담의 향배〓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개성공단 건설, 임진강 수해방지 등 비무장지대(DMZ)를 넘나드는 대다수 경협사업들이 북한 군부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군사실무회담 개최 시기는 이번 장관급회담의 최대 관건이었다.
회담 내내 우리측은 구체적인 시기를 정하자고 집요하게 매달렸고, 북측은 “군부에 건의해야 하기 때문에 결정권이 없다”며 이달말 경추위를 열어 날짜를 정하자고만 주장해 평행선을 달렸다.
결국 양측은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군사적 보장조치는 ‘시급히’ 취하고, 군사당국자간 회담은 ‘빠른 시일안에’ 개최키로 타협했지만 당초 우리가 목표했던 일정 못박기에는 이르지 못했다. 특히 군사실무회담 개최 시기를 대북 쌀 지원을 결정짓는 경추위 회의에서 정하기로 해 회담장 주변에서는 북측이 쌀과 군사실무회담 날짜를 맞바꾸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이봉조(李鳳朝) 남측 대변인은 이와 관련, “북측이 이번 회담에서는 쌀 지원 문제를 꺼내지 않았지만 경추위가 열리면 제기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공동보도문을 작성하면서 군사실무회담과 관련해 우리측은 ‘개최하기로 한다’, 북측은 ‘군부에 건의하기로 한다’고 서로 다른 문구를 사용,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 김영성 북측단장은 회담장을 떠나기 직전 기자들에게 “북한은 남한과 달리 국방위원회가 내각에 속해 있지 않다. 때문에 건의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라고 설명하긴 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 문구를 ‘방패’로 군사실무회담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더라도 남측으로서는 문제를 삼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경의선 연내 연결 물 건너가나〓경의선 공사 재개의 전제조건인 군사보장합의서 서명·교환을 다루는 군사실무회담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부가 기대해온 경의선 연결공사의 연내 완공은 어려워졌다.
북한이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부지런히 공사를 하더라도 경의선 철도(북측구간 12㎞) 연결에 넉 달은 걸린다는 게 정부측 예상인데 올해도 남은 기간이 넉 달이 채 안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젠 연내 완공이라는 목표를 추구하기보다는 연내 착공 정도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북측 대표단이 군사 분야에 대한 권한이 없어 군사실무회담 개최 일자가 정해지지 못했다”면서 “연내 경의선을 연결하려면 이번 회담에서 군사실무회담의 구체적인 일자를 못박았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 7차 장관급회담 주요 합의 내용 | ||||
| 시기 | 일정 | 주요 행사 | 장소 | |
| 8월 | 17∼20일 |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 부산아시아경기대회참가 실무접촉 | 금강산 | |
| 26∼29일 | 2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 | 서울 | ||
| 9월 | 4∼6일 | 4차 적십자회담 | 금강산 | |
| 6∼8일 | 남북 축구경기 | 서울 상암구장 | ||
| 10∼12일 | 2차 금강산관광활성화 회담 | 금강산 | ||
| 중순 | 임남댐(금강산댐) 공동조사 실무접촉 | 〃 | ||
| 중순 | 남측 태권도시범단 방북 | 평양 | ||
| 추석(21일) | 추석전 5차 이산가족 상봉 | 금강산 | ||
| 10월 | 19∼22일 | 8차 장관급회담 | 평양 | |
| 하순 | 북측 태권도시범단 방한 | 서울 | ||
| 〃 | 북측 경제시찰단 방한 | 산업시설 | ||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