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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5월 7일 2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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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소한 시비 끝에 A경찰서에 불려갔던 김영철씨(가명)는 경남경찰청 홈페이지에 ‘조사 형사의 현주소’라는 제목으로 시종 반말을 한 경찰관을 고발했다.
또 입대를 앞두고 식당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B씨. 그는 최근 한 오피스텔에 배달을 갔다가 교통 경찰과 파출소 직원 등이 어울려 도박하는 현장을 목격했다며 ‘도박하는 경찰관은 어느 나라 경찰인가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 밖에 순찰차를 운전하며 휴대폰을 쓰는 경찰관, 정복 차림에 담배를 피워 물고 걷는 경찰관, 단속에 투입된 의경의 불손한 행동 등도 주민들의 ‘레이더’에 잡혔다.
이 같은 내용은 경남지방경찰청이 교양자료로 쓰기 위해 7일 펴낸 82쪽 짜리 ‘인터넷 상의 쓴소리 단소리’에 담겼다.
특히 C씨는 “관내 파출소에 근무하다 얼마전 다른 곳으로 옮긴 경찰관이 자신의 직함을 적은 청첩장을 업소에 돌렸다”는 내용을 적기도 했. 신호 위반과 음주 운전 단속과정에서 발생한 억울한 사연들도 줄을 이었다.
물론 ‘단소리’도 많았다. D씨는 “4월초 거제로 가족과 여행을 떠났다가 악천후 속에 길을 헤매던 중 한 경찰관이 20㎞가량 자신의 차량으로 인도해 주었다”고 밝혔다.
응급환자를 후송해준 마산동부경찰서 직원의 친절, 사비를 들여 관내 할머니들에게 온천욕을 시켜준 창녕의 한 경찰관 이야기 등도 홈페이지에 올랐다.
경남경찰청 민승기(閔昇基)청장은 “경찰관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도록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가감없이 책으로 엮었다”고 말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