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프간 개전이래 최대 10차공습…지상군 투입

  • 입력 2001년 10월 17일 18시 49분



미군 보병들이 17일 헬기를 이용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거점도시인 칸다하르 근처에 투입됐다고 이란 관영 라디오방송이 보도했다. 이 방송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에서 출격한 미군 헬기들이 아프가니스탄 영토 내로 진입했다고 정통한 소식통들이 전해왔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날 낮 특수부대 소속 AC130 특수공격기 2대 등 미군기 100여대를 동원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과 칸다하르 등 탈레반 거점 도시에 7일 공격 개시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가했다.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군이 16일 밤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접경지역을 순찰 중인 러시아군에 총격과 함께 포탄을 발사했다고 러시아 국경수비대가 17일 발표했다.

▽미국 공격〓방공망 시설 외에도 북부동맹과 탈레반이 대치해온 지역에 공격이 처음으로 이뤄져 미군의 지상전 본격 전개가 임박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날 낮 카불의 일부 유류저장고에 폭탄이 떨어져 대형화재가 발생했다고 아프가니스탄 이슬람통신(AIP)이 보도했다. 탈레반측은 “카불 공항 근처 주택과 칸다하르의 병원에 폭탄이 떨어져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무고한 민간인 수백명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폭격으로 카불 인근에 있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창고 2채가 폭탄에 맞아 파괴됐고 현지인 1명이 숨졌으며 창고 안의 구호물자가 큰 피해를 보았다. ICRC측은 “창고에는 적십자 마크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며 공식 항의했으며 미 국방부는 오폭을 시인하고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탈레반의 러시아 공격〓러시아 수비대 대변인은 탈레반군이 불과 400m 떨어진 곳에서 타지키스탄의 쿠플레틴 국경 초소에 자동소총으로 총격을 가하고 포탄을 발사했으며 포탄 2발은 타지키스탄 영토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사상자는 없었고 러시아군은 응사하지 않았다고 대변인은 덧붙였다.

현재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접경지역에는 러시아와 타지키스탄간 군사협정에 따라 약 1만1000명의 러시아군 병력이 순찰을 벌이고 있다.

▽북부동맹〓북부동맹측은 마자르이샤리프 인근 공항을 점령했으며 98년 탈레반에 빼앗겼던 이 도시를 곧 탈환할 것이라고 16일 주장했다.

반면 탈레반은 AIP 등을 통해 “4시간의 격전 끝에 전략요충지인 차크차란을 재탈환했으며 북부동맹 지휘관인 압둘 하예가 투항해 왔다”고 주장했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지만 몇 개월간 끈질긴 공세를 취해온 북부동맹측이 최근 미군 공습으로 탈레반 전력이 약화된 데 힘입어 곧 이 도시를 점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마자르이샤리프를 북부동맹이 장악하면 미군이 이곳의 공항을 사용할 수 있어 지상작전은 매우 유리해진다.

<백경학기자·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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