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첼보고서 이후]＂중동평화는 죽지 않았다＂ 이-팔 기대감

《21일 발표된 '미첼 보고서'가 9개월 째 지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유혈분쟁에 종지부를 찍을 것인가. 보고서 발표 직후 미국이 중동특사를 임명하는 등 적극적인 중재 의사를 밝히면서 암울해 보이던 중동평화에 한 가닥 서광이 비치고 있다.》

마틴 인디크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는 보고서가 발표된 21일 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만났다. 샤론 총리와 인디크 대사는 2시간 가량 분쟁 종식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밀담을 계속했다. 미첼 보고서에서 제시된 조치들을 시행하기 위한 일정, 신뢰구축 방안 등이 주로 논의된 이날 회담에는 론 슐리처 이스라엘 주재 미 총영사도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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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크 대사와 슐리처 총영사는 22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만나 미첼 보고서의 이행방안을 협의했다. 앞서 아라파트 수반은 21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했으며 시리아를 거쳐 가자시티로 들어온 미첼 위원회 위원인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안보담당대표와 평화협상 재개에 대해 논의했다.

러시아를 방문중인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발표된 미첼 보고서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하고 “분쟁의 격화에도 불구하고 평화는 죽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21일 미첼 보고서가 발표되기 직전까지 유혈 충돌은 꼬리를 물고 계속됐다. 이날 오전 2시경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 민간인 주택과 공장 등에 무차별 포격해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2명이 숨졌다.

요르단강 서안 헤브론지역에서는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보안군 사이에 격전이 벌어져 병원에 입원 중이던 팔레스타인 환자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요르단강 서안 나블루스 지역에서는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들이 22세의 팔레스타인 청년을 ‘도둑’이라며 총살시켰다고 외신이 전했다.

베들레헴 어귀의 유대교 성지인 라헬묘지와 라말라시 인근 베이투니아에서도 팔레스타인측의 공격이 있었으며 이스라엘군은 즉각 보복에 나섰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날 극도의 긴장감 속에 1967년 3차 중동전쟁 당시 동예루살렘 점령을 기리는 ‘예루살렘의 날’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했다.

<권기태기자·외신종합연합>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