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미주정상회의 2005년 출범 합의

  • 입력 2001년 4월 23일 18시 34분


캐나다 퀘벡에서 3일동안 진행된 제3차 미주정상회담에 참석한 미주 34개국 정상들은 22일 폐막 선언문을 통해 미주 대륙 전체를 단일시장으로 묶는 미주자유무역지대(FTAA)를 2005년 12월까지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FTAA는 캐나다의 북극지방에서 남미 최남단인 칠레의 케이프 혼에 이르는 8억의 인구가 연간 11조달러의 재화와 용역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지대가 될 전망이다. 전세계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규모면에서 유럽연합(EU)을 능가하는 단일시장이 탄생하는 것이다.

FTAA가 출범하면 △역내국가간 재화 이동에 대한 관세가 없어지거나 대폭 낮아지고 △통관규정이 간편해지며 △수출입 쿼터 및 보조금 폐지 등 각종 무역장벽도 없앨 수 있게 된다. 한마디로 상품과 용역, 자본, 인적 자원 등의 자유로운 이동을 통해 공동 번영을 이룩하겠다는 것.

폭스 멕시코 대통령,크레티앵 캐나다 총리,
부시 미 대통령(왼쪽부터)

FTAA에 대한 합의는 이번 회담에서 일부 지도자들이 언급했듯 21세기를 미주 대륙의 세기 로 만들겠다는 이 지역 국가들의 열망을 반영한 것이다. 미국이 20세기에 기술진보를 통해 번영을 구가한 것처럼 21세기에는 미국을 포함한 북미와 중남미가 힘을 합쳐 아시아와 유럽에 대항하겠다는 뜻도 담고 있다.

FTAA 창설은 94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첫 번째 미주정상회담에서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이 처음 주창했었다. 그러나 미주 각국의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다가 이번에 그의 아들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의해 7년만에 실현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정상들의 약속대로 남은 4년여의 기간내에 협상을 마무리해 지구촌 최대의 단일시장을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각국은 △시장 접근 △투자 △서비스 △정부 조달 △분쟁 해결 △지적재산권 △보조금 △반덤핑 △공정경쟁 등 9개 분야에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내년 5월까지는 협상절차 문제를 협의하게 된다.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들은 향후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완력 에 밀려 조금밖에 얻지 못하고 많이 내주는 일 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브라질은 미국이 농업보조금과 반덤핑 규정에서 더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중남미 국가들이 전반적으로 관세를 더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일부 국가는 부시 대통령이 미국의 협상 참여를 위해 필요한 패스트 트랙(fast track·특별협상권) 을 의회로부터 위임받을 수 있을지의 여부에서부터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아무튼 FTAA 출범은 서서히 국제 무역질서의 태풍의 눈 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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