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모델하우스는 눈요기용이 아닙니다"

  • 입력 2001년 4월 12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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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아 아파트 분양물량이 늘고 있다. 주택 건설업체들도 실수요자 그러모으기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는 곳은 아파트 모델하우스. 업체마다 다채로운 볼거리와 이벤트, 최신 유행을 반영한 내부 인테리어, 첨단 전자장비 등으로 방문객의 넋을 빼놓는다.

이 결과 2, 3년 전까지만 해도 한자릿수였던 모델하우스 제작비가 최근에는 두자릿수는 기본이고 100억원대를 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아파트 건설비에 모델하우스 제작비용이 포함되는 만큼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아파트가 만들어지기 전에 분양하는 선(先)분양 방식을 이용하는 우리나라에서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구매욕구를 자극하려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실수요자라면 업체들이 제공하는 눈요기에 정신을 팔지 말고 분양 받으려는 아파트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안목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우선 모델하우스는 평일 오전 중에 방문하는 게 좋다. 주말에는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겸해 찾는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경우가 많아 아파트를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모델하우스에 들어서면 입구에서 나눠주는 아파트 소개 카탈로그를 반드시 챙겨두자. 아파트 평면도를 보면서 가족 수에 맞게 방이 있는지, 빨래 등을 말려야 하는 베란다의 위치나 크기가 적당한지 등을 알 수 있다.

또 아파트 주변 상황을 담은 지도를 꼼꼼히 챙겨보면 미래의 발전 전망 등도 점쳐볼 수 있다. 다만 업체들이 자기들에 유리한 조건만 나열할 게 뻔하므로 인근 중개업소나 해당지역 시 군 구청 등에 사실 확인을 해야 한다.

모델하우스를 찾는 주부들이 가장 감동(?)받는 게 인테리어다. 화려한 조명에 첨단 유행 마감재로 휘감은 실내를 보면 불과 2, 3년 전에 입주한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도 유혹을 느끼게 된다는 것.

그러나 아파트가 분양 뒤 입주할 때까지 평균적으로 2년 반에서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인테리어에 마음을 뺏긴 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업체들도 이런 점을 감안, 입주 시점에 마감재를 당시 유행하는 스타일로 적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는 점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방 구석구석에 놓인 예쁘장한 냉장고 TV 등도 무시하자. 요즘같이 기술이 광속(光速)으로 바뀌는 세상에 2년 반이나 3년 뒤에 입주할 아파트에 현재 개발된 전자제품을 설치하는 건 의미가 없다.

깔끔한 인조대리석 등으로 치장한 주방은 입주한 뒤 각종 생활집기를 놓으면 좁게 느껴지기 십상이다. 따라서 식탁이 놓일 것을 전제로 주부가 활동할 만한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jsonhng@donga.com

‘황재성기자의 포인트 부동산테크’는 다음주부터 ‘Money & Life’섹션으로 옮겨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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