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女 보라매의 힘든 날개짓, 4년간 생생한 추적

입력 2001-03-22 18:37수정 2009-09-21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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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20명의 앳된 10대 소녀들이 떠들썩한 언론의 관심 속에 ‘금녀(禁女)의 벽’을 허물었다. 공군사관학교 최초의 여생도들이었다. 이들은 혹독한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20일 졸업했다.

97년 이들이 입학하는 과정을 다뤘던 (KBS1·저녁 8시)은 25일 이들의 4년간의 주요 활동을 공군사관학교의 협조를 얻어 카메라에 담았다.

이번에 공군 소위로 임관한 공사 49기 여생도는 18명. 원래 20명이었으나 2명은 초기에 학교를 그만뒀다.

이들은 소위로 임관하긴 했지만 공군사관학교의 교과과정과는 별도로 초등 4개월, 중등 8개월, 고등 9개월 등 모두 21개월의 비행훈련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쳐야만 비로소 전투조종사가 될 수 있다. 현재 7명의 여생도가 이미 1차로 초급 비행훈련에 입과한 상태. 무사히 마칠 경우 내년 10월 국내 최초의 여성 전투조종사가 탄생한다.

여생도들이 처음 입교한 후 지난 4년간 공사내에는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다. 우선 기존의 금연, 금주, 금혼 규정에 이어 성희롱과 관련된 내용도 추가됐다. “남녀 생도가 방에 함께 있을 때는 반드시 문을 열어 놓아야 한다.” “남녀 생도끼리 교제는 할 수 있지만 교내에서 손을 잡고 다니는 등의 애정표현은 안된다”는 생활지침도 생겼다.

어쩌다가 휴가를 받아 나간 여생도들이 ‘민간인’ 남자들과 미팅을 하면 하나같이 “총 잘쏘냐” “유격훈련 해봤냐” 며 군대 이야기만 묻는다고 한다.

한 여생도는 “미팅 나가면 우리를 여자로 안보고 군인으로만 봐 짜증날 때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여생도 중에는 공사 선배와 사귀는 사람이 상당수다.

공사측도 전례가 없는 여생도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다. 여성용 비행 헬맷을 비롯 항공복, 신발 등 장비도 새로 구입해야 했고 여생도를 위한 공간도 만들어졌다. 여생도를 가르치는 비행 담당 교수는 딸을 둔 사람 위주로 배치했다.

하지만 훈련과정에서는 ‘배려’란 없다. 일요스페셜은 여생도들이 조종사 훈련 여부를 결정하는 항공의학 적성검사를 통해 몸무게의 6, 7배에 이르는 압력을 견뎌내는 G테스트를 비롯한 저압실 내성훈련, 비행낙하 훈련 등 ‘보라매’가 되고 싶은 이들의 힘든 ‘날개짓’도 소개한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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