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focus]"이한동총리는 사이언스총리"

  • 입력 2001년 2월 4일 18시 53분


“‘정치인’ 출신의 국무총리가 어떻게 그 어렵고 복잡한 과학원리를 다 알고 있지?”

요즘 총리실 간부들은 이한동(李漢東)총리의 첨단과학 기술에 대한 관심과 지식에 깜짝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이 총리를 ‘사이언스 총리’나 ‘테크노 총리’라고 부르는 간부도 적지 않을 정도다.

이 총리는 지난달 22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원장 박호군)으로부터 무공해 자동차 개발에 필수적인 첨단 수소연료전지에 대한 국내 기술개발 현황을 보고 받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전문용어를 구사해 가며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우린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차원의 종합 추진체계를 확립해 2010년경에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상용화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배석했던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이 총리가 선진국의 개발 현황까지 다 파악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1일 열렸던 나노소자개발에 대한 국내연구 현황 및 개발계획에 대한 보고 때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 총리는 이조원 개발사업단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으면서 주제에 대해 해박한 정보와 지식을 과시했다. 총리실 관계자들은 “이 총리의 과학기술 지식을 흔히 정치적 쇼나 과시용으로 볼지 모르나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만큼 관심을 기울인다는 얘기였다. 실제로 이 총리는 세계 일류기업의 첨단기술 개발과정을 다룬 책들을 집중적으로 읽고 있으며 이에 관한 TV프로그램은 반드시 녹화할 정도라는 것.

정치권에서는 잠재적 대권주자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이 총리의 ‘차별화 전략’의 일환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아무튼 그가 이 방면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10월 말 일본 원자력위원회 관계자들과 면담한 자리에서 핵분열과 핵융합 원리에 깊은 이해를 과시해 일본측 전문가들이 “정치인이 어떻게 그런 걸 알고 있느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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