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칼럼]장준호 인포뱅크 대표/ 모바일을 주목하라

  • 입력 2001년 1월 2일 11시 16분


오!인터넷.

코스닥에 투자했던 개미투자자나, 대기업을 박차고 나왔던 30대 초반의 의기양양했던 최대리, 사회에 첫발을 야심차게 벤처기업으로 내딛었던 친척 동생….. 인터넷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픈 사람들입니다. 인터넷 기업의 추락을 바라보면서 유관업계에 있는 필자로서는 10여년 전 우주왕복선의 추락을 보던 때와 같은 착잡함을 느낍니다.

<철도산업과 닮은 인터넷>

1850년 경에 처음으로 철도가 영국에 도입되었을 때, 사람들에게 철도는 시공의 개념을 바꾸어버리는 커다란 사회혁명이었습니다. 물류의 혁신적변화, 수많은 철도회사의 등장, 매년 수 백 킬로가 넘는 철로의 확장, 주식시장의 폭등…. 미처 따라가지 못한 수요, 그리고 철도주식의 폭락과 부도… 철도와 인터넷이라는 매우 비슷한 사회인프라를 대상으로 아주 닮은 시나리오가 전개되었습니다. 그러나, 영국은 짧은 시간 내에 건설된 철로의 덕분에 강력한 세계 지도국가로서의 위치를 상당기간 연장할 수 있었습니다.

우주왕복선이 한대 떨어졌지만, 우주개발사업이 멈추어버린 것은 아닙니다. 인터넷에 대한 과잉투자와 성급한 기대 때문에 많은 회사가 부도가 나고 투자자가 손실을 보기는 했지만, 인터넷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고 사회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Fighting Internet!

<모바일은 새로운 인터넷 혁명>

모바일 인터넷. 인터넷의 동생, 인터넷의 축소판…동생인 것은 맞습니다. 늦게 나왔고, 형님 덕을 보고 있으니. 축소판은 아니고 확대판이 될 것 같습니다.

핸드폰을 갖고 짧은 메시지(SMS)를 보내고, MP3도 붙어있고 TV도 붙어있는 모델이 나왔었지요. 지금까지 나온 것은 핸드폰에 MP3나 TV수신기를 조금 작게 해서 붙여 놓았을 따름이지, 기존에 있던 MP3나 차에 달던 작은 LCD TV와 구조상으로 다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2001년부터 많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핸드폰에 16화음 칩이 내장되면 더 이상 MP3 기계를 붙여놓지 않아도 무선으로 신곡을 받아서 들을 수 있습니다. 통신료가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별도의 수신기를 붙이지 않고 핸드폰에서 TV시청이 내년 중반에는 가능합니다.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Consumer Electronics Show에는 핸드폰으로 집에 도착하기 30분전 에어컨을 켜고 겨울철에 집을 나서기 10분전에 핸드폰으로 자동차 시동을 거는 장비가 다수 선보입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수만명이 핸드폰으로 증권거래를 하고 있고 비행기표도 하루에 수백 장이 무선인터넷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제 캠코더의 기능도 핸드폰으로 옮겨옵니다. 핸드폰으로 촬영하고 그 자리에서 집에 보낼 수도 있지요. 시계, 전자수첩, 라디오, MP3, TV, 리모트콘트롤러,신용카드, 인터넷 접속기기, 캠코더…

2200년을 그린 공상과학소설(Science Fiction)을 보십시오. 그 시대의 사람들은 아주 간결한 옷-아마도 온도, 습도, 방충… 기능을 전부 수행하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단 한가지의 전자기기만 몸에 착용하고 있습니다. 이 기기가 모든 것을 다 수행합니다. 시계, TV, 음성/영상 통신, 지갑….

이 기기의 할아버지가 누구일까요? 냉장고? 자동차? 컴퓨터? 워크맨? 짐작하시다시피 지금의 핸드폰이 진화한 모습이 바로 그것입니다.

<모바일에 황금알을 먹이자>

지난 10년 사이에 새로운 통신, 방송사업이 거론될 때 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운운하였습니다. 그 중에는 황금알을 먹고 적자만 대량을 낳은 CT2,케이블TV… 등이 있었습니다. Mobile Data Infrastructure(95C/IMT2000) 사업은 돈이 많이 드는 사업이니 황금알을 먹여야합니다.

그러나, 이 사업은 하나의 황금알을 먹고 수십 배의 가치가 있는 모바일 인터넷서비스라는 백금 알을 수십 개 낳을 것이 확실합니다. 다만, 모이 먹고 알 낳기까지 조금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겠지요. 인터넷처럼 알 낳기도 전에 성급히 삼계탕을 끓이는 우는 이번에는 피했으면 합니다.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요? 필자의 추산에는 우리나라의 핸드폰 사용자수, 무선인터넷 폰 보급수, 보급시기 등을 고려할 때 2001년의 무선인터넷 시장규모를 2000년 일본의 무선인터넷 시장 규모의 20%선으로 추정하면 어떨까 합니다.

SMS포함 Data Traffic시장 2000억~3000억원선, 컨텐츠,서비스,솔루션시장 2000억원 선 정도로 추산해 보면 2000년 대비 300~500%성장할 것으로 봅니다.

향후 5년간 년 평균 성장을 100% 정도 본다면, 2001년은 본격적인 성장기로 들어가는 초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한국 모바일에 매우 중요한 1년>

인터넷은 95년 경에 미국에서 상업화가 급진전되었습니다. 96년 경 전세계 인터넷 사용자를 약 3000만명으로 추산하는데, 2000년 말 무선인터넷 인구 또한 약 3000~4000만명을 추산합니다. 96년 당시 인터넷 사용인구의 90%가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미국이 인터넷산업을 선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선인터넷에서는 놀랍게도 일본과 한국의 사용자가 전세계 사용자의 70%를 상회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그야말로 지난세기와 금세기(시작한지 몇 달 안되었지만)를 통 털어 한국이 서비스산업에서 전세계를 선도 할 수 있는 최초의 기회가 찾아왔다는 것입니다.

대단히 중요한 기회입니다. 대단히 큰 잠재시장이 세계시장이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컨텐츠육성법, 망사업자의 컨텐츠 사업자 육성정책, 급속히 성장한 인터넷산업기반, 변화와 신기술을 어느 민족보다 빨리 받아들이는 우수한 천만이 넘는 고객군! 사업성장을 위해서는 어느 하나 없어서는 안될 요소입니다. 이것을 다 갖춘 나라가 한국입니다.

모바일 인터넷이 2001년에 과연 뜰 것인가?

띄워야 합니다. 여기에 우리의 미래를 여는 중요한 열쇠가 있습니다.띄우면 뜹니다.띄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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