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쓰리가드 시스템' 열풍

  • 입력 2000년 12월 26일 17시 20분


프로농구 코트에 '쓰리가드 시스템'이 유행이다.

LG, 삼성, 신세기를 중심으로 타팀도 4쿼터 가운데 1쿼터 정도는 쓰리가드 시스템으로 경기를 운영하고 있다.

LG는 두명의 용병 모블리와 이버츠의 자리를 제외하고 모두 가드를 투입해서 재미를 보는 대표적인 팀.

조우현, 이정래, 조성원, 오성식 등 네명이 세자리를 돌아가면서 뛴다.이들이 외곽에서 뿜어대는 막강화력은 LG가 선두를 질주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그중 조우현의 활약은 아주 뛰어나다. 포인트가드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보직변경을 했지만 적응 OK다.

LG의 가드진은 경기당 평균 60점을 뽑는다. 발이 빠르기 때문에 가드의 덕을 가장 많이 보는 팀이다.

삼성도 24일 부천 신세기와의 경기에서 쓰리가드 시스템을 보여줬다.

문경은이 부상으로 빠진 틈을 타 주전급 식스맨 김희선과 강혁을 기용한 것이다.

주희정과 강혁, 김희선은 모두 포인트가드이지만 각자 스타일이 판이하게 다른 것이 특징이다. 셋이 같이 뛰게 되면 주희정이 1번 포인트가드 자리에 서고, 강혁은 슈팅가드, 슛이 좋은 김희선은 3번 스몰포워드 자리에 선다. 김희선은 신세기전에서 3점슛 두방을 포함 9점을 올리며 뛴 시간에 비해 많은 득점을 올려줬다.

25일 현대와의 3차전 경기에서도 주희정, 강혁, 김희선이 나란히 출장해 33점을 합작했다. 셋이 같이 뛴 시간은 4쿼터 21초에 불과했지만 삼성은 승부처가 된 4쿼터에서 강혁과 김희선의 연속 3점포로 승기를 잡았다. 특히 김희선은 그동안 군제대 이후, 팀후배들의 그늘에 가려 출장기회를 잡지 못했으나 문경은이 부상으로 3라운드 출장이 불투명한 가운데 김희선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신세기 역시 쓰리가드 시스템의 덕을 보는 팀 중 하나이다.

홍사붕(박규훈), 조동현, 브룩스. 세 선수는 스피드와 득점력, 수비력등 나무랄 데가 없는 선수들이다. 요즘 신세기가 삐걱거리는 이유중 하나는 브룩스가 수비에 허점을 보이고 득점에 욕심을 부리기 때문인데 이것만 제외하고는 완벽한 가드들의 하모니라고 볼 수 있다.

쓰리가드 시스템은 공격이 빠르고 속공이 많아지고 상대를 많이 움직이게 해서 체력을 떨어뜨린다는 장점이 있지만 리바운드가 약해지고 상대방과의 매치업에서 신장이 딸린다는 단점 또한 있다.

그러나 그것은 감독의 작전으로 충분히 커버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각팀에서는 쓰리가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며 승리도 챙기고, 관중에게 재미있는 농구를 보여주려고 할 것이다.

김희경/동아닷컴 객원기자 wkbl@wkb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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