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상승 추세 전환에 선행돼야 할 요소들

  • 입력 2000년 10월 12일 17시 30분


폭락세의 증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선행돼야 할까.

종합주가가 연일 하락으로 19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시장을 둘러싼 불안의 농도도 짙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폭락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 변수도 강하게 작용하면서 자체적으로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없어 답답함은 더해지는 실정이다.

상승 추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우선 고객예탁금 증가 등 수급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떤 재료보다도 수급이 우선하는 만큼 자금 유입이 필요하다. 그러나 11일 고객예탁금은 전날보다 1000억원 가까이 감소한 7조4915억원을 기록해 개선의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경기 둔화에 따른 우려에서 벗어나는 것도 필수적이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 둔화 움직임에 더해 유가 및 물가 상승세에 따른 비용 부담 증대는 주가 상승의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다.

투자심리의 회복도 관건. 유동성 회복을 위해서는 금융시스템의 불안이 해소돼야 하지만 금융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불안 심리가 가시지 않고 있다.

또 경기둔화 속도가 불투명한 것도 불안감을 높여주고 있다.

정책 혼선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등 각종 정책 등에서 이어지는 부처간 혹은 당정간 혼선은 시장을 부정적으로 몰아가고 있다.

LG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구조조정 및 통신문제, 예금보장제 등에서 쉽게 언급하고 뒤집는 일이 자주 발생해 외국인 등으로부터 정책의 신뢰성을 잃고 있다"며 "좀 더 신중하게 정책을 발표하고 일관성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기업들의 실적 공개를 비롯해 경영도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명 경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장이 필요로 하는 장기투자자에게는 결정타"라며 최근 몇몇 기업에서 일어나는 사례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밖에 대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가는 미국 증시의 안정이 중요하다. 반도체와 통신, 인터넷주 등의 불안한 움직임은 국내 증시를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증시는 반도체 관련주 등 미국 증시 하락→외국인의 국내 반도체 관련주 매도→ 거래소 종합주가 하락→코스닥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 유가 폭등세가 완전히 진정돼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황 팀장은 "주가를 결정하는 핵심요소인 기업실적이나 유동성이모두 불안한 상황" 이라며 "발생가능한 우려를 해소하는 일과 함께 정책도 선진적인 방향으로 잡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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