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볼넷왕' 찬호 41개로 1위 불명예

  • 입력 2000년 5월 25일 19시 23분


'볼 볼 볼'

박찬호(27·LA다저스)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두 가지가 있다. 볼넷과 피홈런.

이 둘은 절묘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홈런을 자주 맞아 이를 피해가다 보니 볼이 많아진다'는 단순한 논리다. 투구밸런스가 일정치 않고 너무 자주 흔들린다는 문제점도 볼넷이 많은 데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메이저리그 최고투수 랜디 존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도 고교때까지 '볼넷왕'이었다. 그는 "아마 볼넷에 관한 기록이란 기록은 내가 다 세웠을 것"이라고 말한다. 존슨은 프로에서 일정한 투구 밸런스를 찾은뒤에야 비로소 최고수준의 투수로 올라섰다.

어쨌든 볼넷을 줄이는 것은 박찬호의 가장 시급한 과제. 야수들을 피곤하게 하고 쓸데없는 주자를 내보내 실점 위기를 자초하는 볼넷은 투수에게 '최대의 적'이다.

박찬호는 25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6이닝 동안 4안타만 맞았지만 볼넷 6개에 몸에 맞는 볼을 2개나 허용했다.투구수 112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65개,볼은 47개로 6대4의 비율.투수에게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은 7대3 정도가 이상적이다.

다저스는 초반 3-0의 리드를 잡았지만 박찬호는 컨트롤 난조로 스스로 1승을 날려버리고 패전의 멍에를 썼다. 5회 2사 1루에서 볼넷을 허용한뒤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7회엔 신시내티 포키 리스에게 동점홈런을 맞은뒤 몸에 맞는 볼을 던지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1루에 내보낸 주자가 실점으로 연결돼 6이닝 4안타 4실점으로 시즌 4패(4승)째.게다가 9게임 연속 피홈런이었다.

이날 6개의 볼넷을 내준 박찬호는 이로써 25일 현재 양리그 통틀어 최다볼넷(41개) 허용투수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9이닝당 볼넷 허용률은 6.2개.그는 풀타임 선발투수가 된 97년 70개,98년 97개,지난해 100개로 매년 볼넷이 많아지고 있다.

한편 박찬호는 25일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사무국으로부터 17일 시카고 컵스의 홈구장인 리글리필드에서 발생한 난동사건과 관련,3경기 출장정지를 당했다.

박찬호는 17일 경기중 한 관중이 불펜에서 연습중이던 포수 채드 크루터를 때리고 모자를 빼앗아 달아나자 이 관중을 쫓아 관중석으로 뛰어드는 '동료애'를 발휘했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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