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전세대란설' 허실 분석]신도시등 국지적 현상

  • 입력 2000년 1월 23일 19시 12분


본격적인 이사철에 접어들면서 서울 강남과 분당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전세금 오름폭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다른 지역에서도 전세금이 오르기 시작해 ‘전세대란’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서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건설교통부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서울 강남과 분당 등 일부 지역의 전세금 급등은 부분적인 수급 불균형에서 나타난 국지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수도권 지역의 전세대란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세금 동향〓건교부가 지난해 말 대비 17일 현재 전세금을 조사한 결과 서울과 경기도의 주요 아파트 40개 평형 가운데 전세금이 떨어진 곳은 1곳 뿐이고 15곳은 500만∼2500만원 올랐다.

격주로 수도권지역의 아파트값 동향을 조사하는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플러스의 조사결과에서도 작년 12월말 대비 14일 현재 수도권 아파트 전세금은 서울에서 0.7%, 수도권 전체에서 0.8%가 각각 올랐다.

특히 신도시의 경우 분당 1.7%, 산본 1.7%, 일산 1.6%, 중동 1.2%, 평촌 1.0%가 각각 오르면서 평균 1.5%의 상승폭을 기록, 수도권 전세금 오름세를 주도했다. 또 서울에서 1% 이상 오른 지역은 강남과 강동(1.2%) 광진(1.1%) 마포(1.1%) 서초구(1.0%) 등.

▽일부 지역 전세금 급등 이유〓신도시의 경우 최근 백화점이나 대규모 할인점 등 쇼핑시설과 업무시설이 속속 개장하면서 이곳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유입이 늘어나고 이에 따른 전세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신규 주택공급은 중단됐기 때문.

또 이들 신도시의 입주가 대부분 92년에 이뤄져 2년마다 이뤄지는 아파트 재계약이 올해 대거 집중된 것도 최근 전세금 오름세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서울 강동 마포구 등지의 경우 잠실 반포 청담도곡 화곡 암사명일 등 5개 저밀도지 재건축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미리 인근 지역으로 전셋집을 옮기려는 세입자들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풀이.

또 강남 서초 광진구 등의 경우 테헤란로 일대를 중심으로 정보통신 관련 벤처기업의 창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근무지에 가까운 곳으로 집을 옮기려는 전세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세대란 가능성〓건교부에 따르면 94∼99년중 98년을 제외하고는 봄 이사철(1∼3월)에 전세금이 월 평균 상승폭 이상으로 올랐다.

건교부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이같은 통계를 토대로 “신도시와 서울 일부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수도권 지역에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전세금 오름세는 매년 이맘 때면 되풀이 되는 정상적인 가격 변동양상”이라고 주장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또 “대다수의 세입자들이 살고 있는 단독 다세대 연립주택의 경우 대부분의 지역에서 거의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전세대란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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