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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23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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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열린 99윔블던테니스 여자단식 1회전에서 세계 129위 엘레나 다킥(호주)에게 54분만에 패한 톱시드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의 패배는 단순한 이변만은 아니었다.
16세의 다킥은 98US오픈 주니어챔피언으로 지난해 주니어 세계랭킹 1위. 재능을 알아본 힝기스는 그를 연습 파트너로 삼았고 1월 호주오픈 3회전에서 3게임만 내주며 ‘한수 지도’를 했다.
다킥은 5월 프랑스오픈 직전까지 힝기스와 함께 연습했고 힝기스 가족과 프랑스에서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그런 다킥을 힝기스는 ‘정신적 친구’로 받아들였다.
다킥은 힝기스의 ‘지도’하에 올해만 아란차 산체스 비카리오(스페인·7위)를 포함, 세계랭킹 20위권내 3명을 줄줄이 꺾었다. 그렇게 키운 다킥이 자신에게 ‘비수’를 꽂을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으리라.
다킥은 “힝기스와 그의 엄마는 나를 가족처럼 아껴줬고 나는 힝기스와 평생 친구였으면 좋겠다”고 경기 직후 말했다.
유고 베오그라드에서 태어난 다킥은 94년 호주로 이민, 에본 굴라공이후호주최고의 여자 테니스 스타로 주목받았다.
한편 113년 전통의 윔블던대회에서 톱시드를 받은 선수가 1회전에서 탈락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로 62년 마거릿 스미스와 94년 슈테피 그라프가 각각 1회전에서 탈락했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