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株 집중분석/의류관련株]『저평가 종목 많다』

  • 입력 1999년 5월 23일 19시 58분


의류 피혁 섬유…. 자칫 ‘사양산업’쯤으로 여겨 관심을 두지 않는 업종이지만 올들어 내수(內需)회복을 타고 상승세를 보이는 종목이 많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키는’ 격.

찬찬히 뜯어보면 기업 내재가치에 비해 아직도 저평가돼있는 종목이 많아 추가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게 일선 증권사 투자분석 담당자들의 설명.

다만 의류섬유업종은 전통적으로 장세변화에 민감한 업종이기때문에 투자에 들어가기 앞서 시장 전망 등 여러변수를 유의해야한다.

★소리없이 강하다

올들어 주식시장 대세상승을 이끌어 온 대표적인 업종으로는 증권 은행 등 금융주와 건설주가 첫 손에 꼽혔다. 그러나 의류업종은 소리없이 강했다.

올해들어 19일 현재 업종평균 초과수익률(업종지수 상승률―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이 19.0%에 이르고 있다. 특히 한섬 일경통산 등 성공적으로 구조조정을 끝마친 의류업체들은 연초대비 주가상승률이 130%대를 넘어서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태평양물산 제일모직 캠브리지 등도 크게 올랐다.

★이유있는 강세

의복―피혁업체들은 작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거평패션 나산 태흥피혁 등 업종 대표기업들이 줄줄이 관리대상업체로 전락했으며 신원 역시 자본잠식상태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고비를 넘긴 업체들은 올들어 경쟁업체 부도에 따른 반사이익을 내게 됐다.

매출 대부분을 내수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수익구조도 오히려 호재로 꼽힌다. 수출 주력업종들이 환율의 하향안정세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의류업종은 내수가 살아난 덕에 안정적인 매출기반을 다지게 됐다는 것.

상대적으로 열악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어 그동안 소외됐던 의류업종이 부도위기를 넘기면서 이제는 풍부한 증시자금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도 강세의 근거.

★투자유망종목

하나증권 투자정보팀은 삼양통상 제일모직 삼영모방 한섬 캠브리지 등을 추천했다.

삼양통상은 연초대비 주가가 소폭 하락했지만 작년말 현재 부채비율이 54.8%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꾸준한 매출상승이 기대된다는 것. 또 베트남 현지법인의 본격 가동으로 매출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는 것도 장점.

삼성그룹 계열 제일모직은 곧 삼성물산으로부터 에스에스패션 사업부문을 인수할 예정이어서 매출액이 크게 늘어날 전망.

삼영모방은 수출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 원가하락 및 판매관리비 감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채비율 48.1%.

이밖에 캠브리지는 신사복 분야 국내 최고업체로 부실매장을 대폭 정리하고 단기차입금을 갚아 97년말 182%에 이르던 부채비율을 79.3%로 크게 낮췄다. 한섬은 액면분할 재료를 갖고 있다.

★투자 유의점

의류업종은 전통적으로 주식시장 분위기와 동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최근 약세국면에는 무작정 덤벼들었다간 낭패보기 쉽다는게 하나증권 투자정보팀의 조언.

단순히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자’주문을 내는 것도 위험이 따른다. 생각하는 것만큼 실적이 좋아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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