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③]당질 코르티코이드

  • 입력 1998년 7월 31일 19시 13분


‘잘 쓰면 명약, 못쓰면 독약’.

여름철에는 습진 무좀 등 피부병에 걸리거나 수영장에서 눈병이 옮은 뒤 약국에서 아무 연고나 안약을 사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들 약을 함부로 쓰면 온몸에 여드름이나 털이 날 수 있고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이들 약의 대부분은 스트레이드 제제. 우리 몸에 있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본떠 만든 것. 온갖 염증을 빨리 가라 앉혀 한때 ‘마법의 항염제’로 불렸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이란?〓성호르몬과 임신을 조절하는 호르몬, 수분과 그속에 녹아있는 양분인 전해질의 균형을 맞춰주는 호르몬, 단백질을 에너지원으로 바꾸는 호르몬 등을 통틀어 일컫는 말.

▼스테로이드 제제란?〓단백질을 에너지원으로 바꾸는 호르몬인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염증을 가라 앉히는 일도 한다. 또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아군’인 정상세포를 공격할 경우 이를 막아주기도 한다.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구조를 약간 바꿔 약으로 만든 것이 바로 스테로이드 제제.

▼부작용과 주의점

△안약은 10일 이상, 연고는 2∼3주 이상 쓰면 눈의 압력이 높아져 시력을 잃는 녹내장이나 월경불순 고혈압 당뇨병 위궤양 골다공증 등의 병에 걸릴 수 있다. 어린이는 키가 크지 않는다. 또 갑자기 약을 끊으면 입맛이 떨어지고 속이 메스껍거나 맥이 풀리고 몸이 쑤셔 고생한다.

△피부 연고는 증세가 심할 때만 염증 부위에 바를 것. 오래 바르면 살갗이 쪼그라들거나 튼다.

△안약은 의사의 처방대로 눈에 넣을 것. 많은 양을 자주 넣는다고 빨리 낫지 않는다. 최근 서울안과의 ‘녹내장 클리닉’에 등록한 4백여명의 환자 중 13%가 장기간 스테로이드 안약을 썼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은 약 설명서만 보고 ‘스테로이드 제제’인지 알기 어렵다. 설명서의 성분란에는 덱사타손 하이드로코르티손 등 스테로이드 제제의 종류만 기록돼 있다(아래표 참조). 약사에게 물어보는 게 좋다.

△임신부나 수유중인 산모, 간염백신을 맞고 있거나 세균 때문에 온 몸에 염증이 생긴 피부염 환자는 사용 금지. 효과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비(非)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쓰는 것이 좋다.

△한약도 조심. 최근 일부 한약판매상이 한약팩에 스테로이드 알약을 가루로 만들어 넣었다가 적발됐다. 갑자기 입맛이 좋아지고 나른해지면 의심. 믿을만한 한의사에게 약을 짓는 게 안전.

(도움말〓서울대병원 약제부 박경호정보실험실장 02―760―2328,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광원교수 02―3410―3430, 서울안과 최우정원장 02―552―8363)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대표적 스테로이드 제제의 종류]

덱사메타손, 하이드로코리티손 아세테이트, 베클로메타손 디프로피오네이트, 베타메타손 발레레이트, 히드로코리티손 뷰티레이트, 트리암시놀론 아세토나이드, 베카메타손 디프로피오네이트, 트리암시놀론 아세토나이드, 베타메타손 디프로피오네이트, 클로베타솔 프로피오네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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