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하에서 조선총독부는 1940년경 경성방송국에 압력을 넣어 ‘이등박문’을 ‘이토 히로부미’로 쓰게 했다. 그것은 순전히 일본어를 보급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일본에선 우리의 ‘최’씨를 원음대로 발음하지 않고 ‘사이’씨라 하고 중국에서는 우리 ‘김’씨를 ‘진’씨라 한다. 영국에서는 스웨덴 이름 ‘베리만’을 ‘버그만’이라 하며 프랑스 이름 ‘장 발장’을 ‘존 벨진’이라 한다. 현지 원음을 유별나게 주장하는 것은 외국어와 외래어 차이를 분간 못하는 것이다.
유만근<언어학교수·서울 종로구 명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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