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주명건/운하 건설 물류난 해소하자

  • 입력 1997년 6월 11일 07시 54분


세계의 중심국가로 우뚝 선 나라들도 자연환경이 반드시 유리하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이를 도약의 계기로 삼아 왔다. 국토가 분단된지 반세기를 넘긴 우리는 사실상 섬나라나 마찬가지라는 불리한 여건을 안고 있다. 그러기에 먼저 바다를 알고 물을 쓸 줄 아는 민족이 돼야 한다. 비록 세계 8위의 선박보유국에다 경제규모가 세계 12위권에 들어섰다고는 하지만 물류비가 제조원가의 17%로 경쟁국의 두배를 넘어서니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비효율적인 물류체계가 국력의 극대화를 저해하는 셈이다. 물류비를 경쟁국 수준으로 낮추는 방법이 있다. 인구의 대부분이 밀집돼 있는 경부축(서울∼부산)과 경안축(서울∼안산)을 따라 운하를 건설하면 된다. 경부운하는 한강과 낙동강을 준설 정비하고 터널로 연결하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얻는 골재를 판매하면 건설비를 충당할 수 있다. 시화호와 한강을 연결하는 경안운하는 안양천과 반월천을 준설하고 터널로 연결하면 된다. 토지수용비도 전혀 들지 않고 연간 33억t의 한강물을 시화호로 흘려보내게 되니 오염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나아가 강화에서 아산만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을 정비, 3천만TEU 규모의 서울항을 조성해 거점항으로 삼고 서울 부산의 양항체제를 구축한다면 동아시아의 물류센터가 되기에 충분하다. 만약 상해가 중국의 계획대로 5백20만TEU 규모의 항구가 된다면 동북아 물류체계가 상해와 홍콩을 축으로 이뤄지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적체가 심한 부산항은 취항기피 현상이 심해지면서 지역항으로 전락할 우려마저 커진다. 하지만 서울항이 수도권 물동량을 기반으로 화중이북의 환적물동량을 취급하게 되면 중국도 굳이 투자회임기간이 길고 수익률도 낮은 항만건설에 막대한 재원을 쏟아부을 리가 없다. 자연 부산항도 홍콩에 대한 경쟁력을 갖게 되므로 연간 수조원의 환적수입까지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한국이 중국의 수출전략기지가 되고 상호의존관계를 심화시켜 나간다면 북한의 전쟁도발에 대한 억지효과까지 갖게 된다. 화중 이북의 화주들도 서울항을 환적항으로 이용하는 편이 상해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므로 유리하다.바다를 알고 물을 슬기롭게 쓴다면 우리는 동아시아 물류 및 금융의 중심이 될 수 있다. 주명건<세종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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