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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업어치기 달인’ vs ‘한판승 제조기’

입력 2021-07-01 03:00업데이트 2021-07-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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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 구역의 맞수']유도 73kg급 안창림 - 오노 쇼헤이
귀화 거부, 태극마크 택한 안창림
국제대회 승률 92% 최강 오노
《5년을 별러온 무대,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들은 저마다 꿈을 꾼다. 시상대에 오르는 순간은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원대한 목표를 이루려면 반드시 맞수를 넘어야 한다. 이번엔 절대 물러설 수 없다. 22일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 운명의 외나무다리에서 만날 그들의 스토리를 소개한다.》


생애 두 번째 올림픽을 앞둔 유도 남자 73kg급 안창림(27)의 각오는 남다르다. 재일교포 3세인 그가 태어난 곳이 바로 2020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다. 일본 유도 명문 쓰쿠바대를 다니며 유망주로 주목받던 안창림은 일본유도연맹의 귀화 요청을 뿌리치고 2014년 한국으로 건너와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세계 랭킹 1위로 금메달을 노렸지만 16강에서 패했다.


도쿄 올림픽 유도 경기가 열리는 도쿄 부도칸은 쓰쿠바대 2학년이던 2013년 안창림이 전일본학생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장소다. 일본 전국대회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기분 좋은 그곳에서 안창림은 태극기를 휘날리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꿈을 이루려면 천적인 오노 쇼헤이(29·일본)를 넘어야 한다.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선수권 3회 우승에 빛나는 오노는 이 체급 세계 최강이다. 국제대회 103경기에 출전해 95승으로 92.23%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그중 한판승이 69차례. 세계 랭킹은 13위로 안창림(4위)보다 낮지만 전력 노출을 피하기 위해 대회 출전을 최소화한 영향이다. 주특기는 허벅다리걸기, 밭다리후리기 등 하체 기술이며 같은 체급 선수들 중 근력도 뛰어나다는 평가가 있다.

안창림은 그동안 오노와의 맞대결에서 6전 6패를 기록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결승에서는 연장 혈투 끝에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와 은메달에 그쳤다. 시상대에 선 그는 억울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 그랜드슬램 결승에서도 오노에게 패했다. 세계 랭킹 1위 일본 하시모토 소이치(30)를 상대로는 최근 3연승을 따내는 등 4승 2패로 우세이지만 오노의 벽은 넘지 못했다. 올림픽이 유도 종주국 일본의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홈 텃세도 예상된다. 화끈한 큰 기술로 상대를 제압해야 승산이 높아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노는 올림픽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사람들이 늘 이길 거라고 생각하는 그런 가장 강한 유도 선수가 되고 싶다”며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높은 일본 유도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그랜드슬램 남자 73kg급 결승에서 맞붙은 안창림(왼쪽)과 오노 쇼헤이(일본). 당시 안창림은 허벅다리걸기 절반패를 당했다. 사진 출처 국제유도연맹(IJF) 홈페이지
막판 담금질 중인 안창림의 각오 역시 ‘타도 오노’다. 특히 오노와의 일전을 앞두고 오른쪽 업어치기 등 오른쪽 기술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오른쪽 허벅다리걸기 기술을 주로 쓰는 오노가 왼쪽 업어치기가 주특기인 안창림에게 상대적으로 강했기 때문이다. 오노 입장에선 안창림의 기술을 보며 자신의 수를 만들 수 있었다. 오노는 안창림과 맞붙은 6경기 중 4경기에서 허벅다리걸기 기술로 승리를 가져갔다.

금호연 유도대표팀 총감독은 “창림이의 주특기는 그대로 살리면서 상대의 허를 찌르고, 보다 유리한 수 싸움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7월 초까지 용인대에서 훈련하는 안창림은 보다 다양한 유형의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실전 감각을 올릴 계획이다. 안창림은 “오노 선수는 다음에는 어떤 기술로 나를 넘길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상대가 느끼는 내 단점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경기는 마음 편하게 기다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천적을 넘으면 금메달은 그만큼 가까워진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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